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제시한 중재안에 합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중재 합의서에 서명을 했다.
24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법무법인 지평에서 ‘제2차 조정 재개 및 중재 방식 합의’ 서명식을 진행했다. 서명식에는 황상기 반올림 대표,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 김지형 조정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서명한 합의문에는 양측이 향후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정위는 중재 대상에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반올림 피해자 보상안·삼성전자 측의 사과·반올림 농성 해제·재발 방지 및 사회 공헌 등의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다.
조정위는 오는 9월에서 10월 중으로 타결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조정위가 제시하는 중재안을 이행해야 한다.
서명식에서 김선식 전무는 “중재 방식을 수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으나,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올림 측은 합의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한 1022일째 지속한 농성을 중단하며 농성용 천막도 정리하게 된다.
황상기 대표는 “반도체 백혈병 문제가 10년을 넘게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이라며 “그래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 다행이고 노동 현장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갈등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 노동자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백혈병을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판단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