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2분기 연속 2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부터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25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5조61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6289억원)보다 15.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00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는 지난 1분기(1월~3월) 938억원, 2분기(4월~6월) 2281억원까지 총 3264억원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이는 BOE 등 중국산 LCD 업체들이 LCD 패널을 저렴하게 많은 양을 쏟아내면서 LCD 패널의 판매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탓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자사 수익의 90%를 LCD 부문에 의존했기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여파가 컸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3분기부터는 일단 한숨 돌릴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32인치 LCD TV 패널 오픈셀(반제품) 가격은 지난달 대비 11.1% 상승했다. 6월과 7월에 개최된 러시아월드컵으로 TV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공급과잉 상태였던 LCD패널 재고가 대부분 소진된 덕이다.
이에 더해 1분기부터 줄곧 저가 공세로 LCD 패널 가격 하락을 주도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수익성 등을 문제로 최근 일부 LCD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익 대부분을 LCD패널에 의존하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LCD 가격 안정화(인상)는 큰 도움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32인치 기준)이 1달러만 올라도 110억원의 매출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LCD 패널 가격 회복세가 올해 연말까지 이어져 LG 디스플레이가 3분기에는 영업적자를 660억원 이하로 감소시키고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단 중장기적인 업황 개선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적자 폭은 감소시키겠지만 중국 LCD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건재하고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가격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저가 판매’와 ‘물량 공세’로 무장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가격 경쟁에서 수익성을 회복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신규 설비 가동으로 올해만 대형 LCD 생산능력이 7.9% 늘어나는 등 중장기적으로 LCD 업황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LG디스플레이가 올해 거둘 수 있는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너무 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진 점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도 “이미 LCD 부문은 중국에 밀렸다. OLED 패널 부문에서도 기술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중국보다 앞서 OLED 패널 수익구조를 구축하지 못하면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