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세계 최대의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기업 자일링스(Xilinx)와 협력해 자사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AI) 처리 성능을 5배 이상 끌어올렸다.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자일링스-SK텔레콤 공동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강원 SK텔레콤 소프트웨어 기술원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및 네트워크 기술은 한 달에 한번 꼴로 새 기술이 탄생하지만, 하드웨어 역할을 하는 칩은 이러한 발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안이 될 FPGA를 차용했다. FPGA는 데이터 센터가 처리하는 데이터가 증가해도 서버 증설이 필요 없고, 발열도 적은 여러 특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AI 가속기의 기반 반도체인 FPGA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하드웨어 단계에서 설계할 수 있는 반도체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프로세서인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달리 FPGA는 AI와 빅데이터 등 분야에 요구되는 머신러닝이나 데이터 분석 기능 설계가 가능하다.
FPGA AI 가속기는 SK텔레콤의 데이터 센터에 우선 배치됐다. SK텔레콤의 음성인식 플랫폼인 누구(NUGU)를 가속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의 자동 음성 인식(ASR, automatic speech recognition) 애플리케이션을 구동 중이다.
이번에 도입한 AI 가속기를 통해 SK텔레콤은 ASR 애플리케이션에서 기존 GPU보다 최대 5배 이상의 성능 개선을 달성했다. 또한, 16배 향상된 와트 당 성능도 달성했다.
이 원장은 “FPGA AI 가속기는 우수한 데이터 처리능력을 통해서 최근 합병한 ADT캡스의 보안사업 영역에서 폴스 알람(False Alarm)과 같은 오경보를 줄이고, 자율주행차 사업에 사용되는 HD 지도의 세밀한 구성 등에 이용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작업은 사람이 할 경우 번거롭고 비용상 불가하다. 오직 FPGA 가속기를 통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라민 론(Ramine Roane) 자일링스 솔루션 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현재 FPGA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IT기업들이 쓰고 있다”며 “FPGA를 이용하면 하드웨어를 추가할 필요 없이 AI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SK텔레콤과 협력에 있어서 클라우드, 5G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본다”며 “SK 하이닉스 등 그룹차원에서의 협력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FPGA 기반 AI 솔루션은 오는 10월 미국 실리콘 밸리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자일링스 개발자 포럼’(XDF·Xilinx Developer Forum)에서 시연될 계획이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