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노조가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날 중앙노동위원회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제기한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면서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청와대 앞 노숙 투쟁 등 지난 4월 투쟁 모습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출근 선전전'을 시작으로 법인분리 반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 등 120여명은 이날 '법인분리 원천무효'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인천 부평 본사 출입문 등에서 법인분리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점심시간에도 구내식당 앞 등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중식 선전전'을 진행했다.
부평 본사 본관 근처나 화장실 등에 '카허 카젬 사장 퇴진' 등이 적힌 스티커를 부착한다. 노조 간부들은 근무 시간 중에는 방송 차를 타고 조합원이 일하는 각 현장을 찾아 사측의 부도덕함 등을 알리는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24일부터는 청와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릴레이 노숙에 들어간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같은 날 오후 4시 국회 앞에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26일에는 한국지엠 노조 간부 전원이 파업에 들어가 인천시청·부평구청·부평역 등에서 '대시민 선전전'을 펼친다.
중노위는 "한국지엠 법인분리 관련 내용은 조정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노조가 제기한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전날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한국지엠 노조는 파업 권한을 포함한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노조는 중노위 권고 내용대로 사측에 교섭을 요청하고,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중노위의 결정에 따라 총파업을 못 하게 돼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투쟁지침을 마련했다"며 "중노위 권고 내용대로 사측에 교섭을 요청하는 문서를 보내고 이달 29일에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후속 투쟁지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 정상화에 돌입하면서 판매량이 회복하는 듯했으나 7월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9월 누적 판매량의 경우 전년비 15% 감소했으며, 최근 6년간 누적 적자 3조5000여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와 한국 정부는 끊임없이 GM을 의심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