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재욱 “김동욱과 11년 만에 재회, 인생 참 재미있다 생각했죠”

[쿠키인터뷰] 김재욱 “김동욱과 11년 만에 재회, 인생 참 재미있다 생각했죠”

김재욱 “김동욱과 11년 만에 재회, 인생 참 재미있다 생각했죠”

기사승인 2018-11-22 07:00:00

최근 종영한 OCN ‘손 더 게스트’(손 the guest)는 본격적인 오컬트 장르 드라마다. 빙의와 구마 등의 소재를 다루며 악의 근원과 이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김재욱은 이 드라마에서 구마사제 최윤 역을 맡아, 차분하면서도 뜨겁게 캐릭터를 그려냈다.

최종회 방영 이후 서울 학동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재욱은 “감기를 달고 산 지 한 달 정도 됐다”며 “김동욱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말을 첫 인사로 건넸다. 드라마에서 최윤이 부마자를 위해 의식을 진행하고 박일도를 찾기 위해 달렸으며, 윤화평(김동욱)을 구원하기 위해 바다에 빠졌던 것을 떠올리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몸 고생만 한 것이 아니다. 최윤을 비롯한 주인공 세 명의 서사가 비극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에 두고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재욱은 “인물이 웃을 수 있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면서 “장르물에서도 중간 중간 긴장을 풀만한 장면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주인공이 해결하지 못하면서 오는 피로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의 분위기는 어두웠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반대였다. 김재욱은 극의 무거운 공기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촬영 현장에서 더 많은 장난을 쳤다. 제작진이 공개한 촬영 비화 영상에서 그는 대부분 누군가에게 농담을 하거나 웃고 있는 모습이다.

김홍선 PD와 스태프들이 배우들의 감정소모를 고려해 섬세하게 배려한 점도 현장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김홍선 PD와 OCN ‘보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김재욱은 김 PD에 대한 큰 신뢰를 드러냈다.

“작품을 선택할 때 호기심과 열망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누구와 함께 만드는지도 중요해요. 김홍선 감독님과 한 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본을 읽으며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을 할 수 있었죠. 사실 ‘보이스’ 촬영 당시 분량이 많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김 감독님과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작업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배우가 마음껏 연기할 수 있게끔 해주시는 분이에요.”

김재욱이 ‘손 더 게스트’에서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김 PD뿐만이 아니다.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에서 함께 했던 배우 김동욱과 11년 만에 호흡을 맞춘 것. 당시 인상적인 신인으로 나란히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두 사람은 이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10년 만에 만난 김동욱은 무엇이 변했는지 묻자 김재욱은 “똑같다”고 답했다. 연기는 처음부터 잘했으니,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단다. 그렇다면 김재욱은 10년 전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는 배우로서 현장을 보는 시선과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꼽았다.

“지난 10년을 거치며 배우로서 많이 유연해졌어요. 10년 전엔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열정과 강박에 휩싸여 있었다면 지금은 그것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보고 있는 느낌이죠.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 분위기를 읽고 연기하는 것과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해서 연기하는 것은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요. 결국엔 호흡의 문제죠. 내 연기보다 상대 연기에 집중했을 때, 연기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왔어요.”

김동욱과 약 10년 만에 작품에서 재회하며 “인생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던 김재욱은 ‘손 더 게스트’의 배우들과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앞으로 연기자로 보낼 시간이 길게 남은 만큼,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동욱 씨와 제가 10년 만에 다시 만나, 이런 작업을 하고 이런 결과가 나올지 누가 알았겠어요. 어떠한 힘으로 인해 우리가 다시 모였고 만족스럽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던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촬영하면서 김동욱, 정은채 씨와 술자리를 자주 가졌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기꺼이 나가서 그들과 어울리고 이야기 나누는 게 좋았어요. ‘손 더 게스트’는 현장이 행복했다는 게 제게 큰 의미로 남을 거예요. 좋은 기억밖에 없어요. 여기에 시청자의 사랑도 많이 받았으니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었네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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