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코리아가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과 동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에 노조는 ‘먹튀 경영’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주력 제품’ 3년 못 채우고… 페르노리카, ‘임페리얼’ 매각 결정
22일 페르노리카는 브랜드 ‘임페리얼’ 판권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임페리얼 위스키 영업과 판매활동은 ‘드링스인터내셔널’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드링스인터내셔널은 위스키 업계 대부로 꼽히는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가 설립한 법인이다.
페르노리카 한국법인은 발렌타인, 앱솔루트 등 수입 브랜드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와 국내용 브랜드인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로 나뉘어져있다. 매각되는 법인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이다.
페르노리카는 임페리얼을 제외한 발렌타인, 앱솔루트 등 글로벌 브랜드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장 투불 사장은 취임 직후인 2016년 제품군을 추려 1순위를 임페리얼로, 2순위를 발렌타인과 앱솔루트로 정한 바 있다.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은 위축되고 있는 위스키 시장 상황을 볼 때 예견됐다는 평이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로 전년 대비 6.2% 줄어들었다. 위스키 출고량은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내림세였다.
페르노리카의 실적도 시장상황과 비슷한 궤를 그렸다.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출은 2015년 1191억원에서 2016년 998억원, 2017년 820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39억원에서 48억원로 줄었다.
이날 페르노리카는 동시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희망퇴직을 통해 페르노리카는 정규직 직원수를 221명에서 94명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는 구조조정에 대해 “회사의 생존을 위해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노조 반발 “프랑스 기업의 전형적인 먹튀 행태”
반면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이 사 측의 설명인 ‘경영난’이 아닌 ‘먹튀 경영’의 방편일 뿐이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약 300억원이 넘는 프랑스 본사로의 배당액을 감안하면 직원들의 희생을 담보로 이익만 챙기려는 프랑스 기업의 먹튀경영의 전형”이라며 “구조조정으로 한국 직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전력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의 배당금은 458억5000만원에 달한다. 해당 배당금은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본사 ‘앨라이드 도메크’가 모두 가져갔다.
특히 2016년 영업이익 139억5000만원이던 상황에서 이보다 많은 252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2017년에도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는 91억5000만원을 배당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68% 급감했음에도 115억원을 배당해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노동조합과 어떠한 협상도 없이 사전에 도매장 사장들에게 매각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이는 노사합의를 깨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전력투쟁을 예고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