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씀씀이 논란’과 ‘세금 지각 납부’ ‘장남의 이중국적’ ‘불법 주정차 적발’ ‘평창패딩 갑질 논란’ 등에 대해 박 후보자에게 질의했다.
박 후보자는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부인했다. 다만 평창패딩 논란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직접 밝힐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 전통시장 82만원 소비 지적…“시장선 현금 결제”=박 후보자는 5년 간 전통시장 소비액이 82만원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대해 “(전통시장에서는) 주로 현금이나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후보자 부부가 전통시장에서 82만원밖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콩나물 2000원어치를 살 때 현금으로 산다. 할머니에게 현금영수증을 끊어 달라고는 할 수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 부부의 재산을 합산해 (전통시장에서) 82만원밖에 내지 않았다는데, 남편 신용카드 결제내역을 보면 1800만원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이게 잘못된 서류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집 4채 아냐…황교안 논리면 전국민 자가소유한 것”=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제기한 다주택 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전월세’를 모두 포함해 계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선거대책회의에서 “박 후보자의 집이 4채다. 장관에 지명되자 2000만원 넘는 세금을 지각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황교안 대표님께서 발언한 그 내용은 전셋집이나 월세집까지 사는 걸 포함해 얘기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을 지내신 분이기 때문에 집의 소유와 관련한 법적인 부분은 너무나 정확하게 아실 것”이라며 “황교안 대표님의 논리대로라면 대한민국 전세집이나 월세집에 사는 분들도 모두 한 채의 집을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집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 장남 이중국적…“병역의무 이행할 예정”=장남을 둘러싼 이중국적 문제제기에 대해선 병역의무를 이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아들이 만 18세가 지났음에도 미국과 한국의 복수국적을 가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해당 법안은) 만 18세가 되면 국적 선택을 하라는 게 아니라 한국 국적 이탈신고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발의하신 법에 따르면 한국에서 군대를 갈 생각이 없으면 18세가 되는 해에 한국국적 이탈 신고를 해야 한다”며 “(제 아들은) 군대를 가겠다고 해 (복수국적으로 남았다)”라고 맞대응했다.
이어 복수국적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제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태어났을 땐 한국 호적법과 국적법에 여성차별이 있었다. 모국의 승계가 불가능해서 한국 국적을 승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아버지 국적인 미국 시민권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불법주정차·평창패딩 의혹…갑질 아니다=16차례 불법주정차 적발 사실에 대해선 축제기간이어서 법 위반이 아니라며 의혹을 일축시켰다. 평창패딩 논란에 대해선 동료 의원이 빌려준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정유섭 의원은 “(박 후보자 지역구인) 구로구에서 16차례 주차 위반을 했음에도 한 번도 과태료를 안냈다”며 “이것도 갑질의 하나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구청 축제기간이어서 CCTV에서 주차할 수 없게 된 곳도 주차를 허가하게 된다”면서 “그 CCTV에서 찍힌 것을 구청에서 면제해준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2018 평창올림픽 기간에 비매품인 ‘평창패딩’을 착용해 논란을 산 사안에 대해선 “동료의원이 빌려준 것”이라면서도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패딩을) 주시게 된 경위는 ‘서울을 걷다’라는 서초동 걷는 행사가 있었는데 너무 추워서 (주셨다)”면서 “(패딩을 빌려준) 의원에게 찾아가서 말해도 될지 양해를 구했다. 직접 나중에 말씀하시겠다고 한다. 존중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