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인보사’ 분석결과 발표에 논란은 더 확대

코오롱 ‘인보사’ 분석결과 발표에 논란은 더 확대

식약처, 유효성·안전성 재검토…환자들, 피해보상 대응 나설 듯

기사승인 2019-04-17 00:15:00

바뀐 주성분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성분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논란은 더 확대되고 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이하 코오롱)은 인보사의 주성분 중 1개 성분(2액)이 허가 당시 제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로 추정된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보고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코오롱은 인보사 STRShort Tandem Repeat)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이번 STR(Short Tandem Repeat, DNA 비교·분석 통해 같은 계통의 세포임을 확인)시험에 대해 인보사의 2액인 형질전환세포(TC)가 비임상단계부터 상업화 제품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세포를 사용했음을 확인하는 시험이었다고 전제한 뒤 형질전환세포(TC)의 성분이 비임상단계부터 지금까지 293 유래세포가 계속 사용되어 왔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즉 인보사 개발단계부터 제품화까지 동일한 세포를 사용했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논란이 되는 것은 코오롱이 사용했다는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보사는 연골세포(HC)와 형질전환세포(TC)로 구성되는데 형질전환세포(TC)가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293유래세포로 확인된 것이다. 

코오롱은 그동안 인보사가 연골세포를 넣어 연골을 재생하는 의약품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신장세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며 거짓 정보로 소비자를 현혹시켰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더욱이 700만원에 달하는 인보사를 소비자가 선택한데에는 연골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연골세포로 연골을 재생하는 효과가 있다며 제출한 허가서류도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허가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 신장세포의 연골재생에 효과와 안전성도 문제다. 안전성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용된 것으로 밝혀진 신장세포는 GP2-293 세포로 흔하게 세포 증식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특이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히 이 세포 자체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무한 증식세포로 인체에 사용하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 논문들의 주된 지적으로 사람에게는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적에 대해서 코오롱은 세포의 형질을 전환하게 되면 세포가 계속 증식하게 될 수 있는 종양원성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고 미국 FDA 및 한국 식약처도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TC)에 종양원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방사선 조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며, 이에 회사도 방사선 조사를 실시해 방사선 조사 후 24일 내에 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더하고자 실제 판매되는 제품을 출고하기 전에 24일보다 더 긴 44일 동안 세포사멸 여부를 검사해 완전히 사멸한 것이 확인된 제품만을 출고해 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식약처가 이미 해당 제품을 투여받은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투여환자 전체에 대한 특별관리 및 장기추적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혀 안전성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그간 투여환자의 병력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해 연내까지 이상반응을 파악하고, 인보사를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 투여환자를 위한 전담소통창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일부 투여환자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장기추적조사를 모든 투여환자로 확대해 투여 후 15년간 주기적 병·의원 방문·검사 등을 통해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에 따르면 허가 신청 당시 코오롱이 제출했던 서류 일체를 재검토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는 2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임을 보여주고 있고 신장세포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없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서 2액의 주성분을 연골세포로 판단한 근거로는 ▲2액 세포가 연골세포와 단백질 및 유전자발현 양상이 유사함 ▲2액 세포의 DNA 지문분석결과 연골세포의 DNA와 유사함 ▲2액에 연골세포의 표면단백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함 ▲2액을 투여한 동물에게서 연골이 재생된 것을 확인함 ▲2액에서 신장세포에만 있는 특이한 유전자(gag·pol)가 검출되지 않음 등을 제시했다.

또 식약처는 허가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는 연골세포로 판단되나 현재 시판중인 제품(2액)의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 및 이유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2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등 일체의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은 향후 큰 논란의 소지가 있다. 식약처가 업체가 제출한 서류만을 검토해 의약품을 허가해주면서 거짓 또는 오류를 확인하지 못한 부분은 그동안 허가해준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코오롱이 추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바뀐 경위나 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찾아내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신장세포였다는 업체 측 주장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과 안전성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지금은 할 수 있는 시험을 허가 전에 하지 않아 논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환자들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는 한편, 코오롱과 보건당국에 피해 환자들에 대한 의료적 보호조치 및 경제적 배상을 요구했다. 장기 추적조사에서 악성 종양발생이 없을 것으로 단정하기 힘들고, 2액 세포가 다른 세포라는 사실을 코오롱이 알고 있었는지 고의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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