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물고기 떼죽음의 비밀

[기고] 물고기 떼죽음의 비밀

기사승인 2019-08-23 01:13:09

우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구는 표면적 70%가 물이다. 45억 년 전에 탄생한 지구의 생명체는 물속에서 단세포로 탄생하여 지금까지 수많은 종류의 생명체로 진화했다. 우리 인간도 그중에 하나로서 물속의 어류에서 육상의 인류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것이 산소를 머금은 맑고 깨끗한 물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현상이다.

이렇게 태어난 인류가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여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을 시켜왔다. 그 중에 제일 심한 것이 물 오염이다. 지구 중력으로 모든 대기오염부터 지상 오염까지 빗물에 녹아들어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지하수 또한 각종 광물질과 지상 오염물질이 스며들어 오염이 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물은 흐르면서 자정작용으로 정화되지만, 인간이 오염시킨 산업폐수는 중금속이나 독성화합물질로 물이 아무리 흘러도 정화되지 않는다.

특히 중금속은 바닥에 침적되어 있다가 수온이나 수량변동에 따라 수류가 파동을 일으켜 일시적으로 수중에 떠올라 확산되면서, 물속의 각종 생명체에 침투하여 중독을 일으키는 유령의 암살자이다. 낙동강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도 사인을 밝힐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일시적 쇼크사 후에 물고기 체내에 독성물질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서 청산가리의 3000배나 되는 자연산 복어의 독을 먹은 사람은 20분 이내에 독사하지만, 부검을 해도 인체에 그 독성 흔적이 남아있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 그 복어 독성이 무엇인지 복어를 제일 많이 먹고 기술이 앞선 일본에서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최근 낙동강 상류의 안동호에서 물고기 수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사체에서 중금속이나 독성물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아무래도 물속의 수류 파동에 독성물질이 일시적으로 파급되어 쇼크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범죄 증거가 없으면 무죄라는 인간 세상의 너무도 단순한 기준처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도 그 증거가 없으니 사인불명이라고 하면 물속의 중금속이나 독성물질오염 범죄는 너무나 쉽게 무죄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물고기 떼죽음에 원인이 없을 수가 없다. 다만, 그 증거를 잡지 못한 것뿐이다. 그렇다면 그 증거가 될 만한 요소가 무엇인지 조사를 하여, 등식이 성립되면 사인을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속에서 물고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요인은 대체로 네 가지이다. 첫째, 독성이다. 외부에서 오염된 유해물질 독성과 내부에서 녹조나 독초, 부패, 지하 독성가스 분출 등으로 발생한 독성이다. 둘째, 탁도가 너무 높거나 산성이나 알칼리성분이 과도하여 숨을 쉴 수 없는 경우이다. 셋째, 수온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이다. 넷째, 질병이다. 이 외에는 지진이나 폭발, 가뭄 등 천재지변뿐이다. 그러니까 물고기의 떼죽음 원인불명은 상식적으로 보면 좀 우스운 이야기이다.

물질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이 네 가지 중 하나는 가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동호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물고기 떼죽음 경우도 이러한 네 가지 요인을 유추해보면 사인을 가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동호의 경우 독성 외에는 질병, 탁도, 수온, 산도(산성, 알칼리성), 천재지변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독성이라면 외부와 내부 발생 요인을 분석해보고, 복어의 독성같이 사체에 독성분이 남지 않는 경우가 있는지를 알아보면 사인을 추정할 수 있다고 본다.

지구와 생명 탄생의 비밀처럼, 지구와 생명 종말도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 인간이 스스로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켜 자멸하는 잘못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물고기 떼죽음에 이어서 주변에 철새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것은, 다음 차례는 우리 인간이라는 경고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원인불명으로 떼죽음 당하는 어리석음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외부기고는 본집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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