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에도 코오롱생명과학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유지

‘인보사 사태’에도 코오롱생명과학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유지

기사승인 2019-10-15 09:46:02

인보사 사태로 행정처분을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정부에서 인증한 ‘혁신형 제약기업’에 여전히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제약사는 총 45개로 그 중 ‘코오롱생명과학’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 기준을 위반하고도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신약 연구개발 등에 혁신성이 높은 제약사를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했다. 이들은 ▲약가 우대 ▲연구개발 우대 ▲세제 지원 ▲규제 완화 ▲정책자금 유지 ▲인력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28일 제4차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됐다. 다만, 인증 후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는 않았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서 인증 기준에 적합하지 않을 시에는 인증을 취소할 수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28일 ‘코오롱생명과학’에 형사 고발과 함께 ‘인보사케이주’ 품목허가 취소 행정처분을 발표했고 7월 9일 ‘인보사’의 허가가 취소됐다. 이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 기준에 적합하지 않아 인증취소 요건에 해당한다.

김상희 의원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인보사’가 허가 취소된 지 한 달이 지난 8월 14일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지정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서류를 코오롱생명과학에 요청했다. 이후 지난 2일 제약산업 육성·지원 재평가 심의위원회를 처음 개최해 ‘인보사 사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을 반영했다기에는 미흡한 조치라는 지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개발을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의 환수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로부터 147억3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정부는 그 중 첨단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사업 지원 금액 일부분인 25억원만 환수 조치할 것을 결정했지만, 이마저도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고 11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의신청 접수로 10월 중 최종 판단해 환수 조치가 결정될 예정이다.

환수 예정금액인 25억원은 코오롱생명과학에 투입된 정부 예산의 17%에 불과하다. 아직 환수 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다른 금액도 연구의 적정성과 부정·불량 여부에 따라 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 생명과학 홈페이지에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제품소개와 효능·효과를 여전히 게시하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효능효과로 ‘3개월 이상의 보존적 요법 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의 치료’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상희 의원은 “언론에 나와 피해당한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던 코오롱이 그 환자들에게 피해를 준 제품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는 것은 피해 환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약사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고 식약처를 비롯한 관련 부처는 이 사항을 즉시 확인해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형 제약기업으로서 기준 미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인증을 즉시 취소하고 연구비 또한 전액 환수 조치해야 한다”며 “인보사로 인해 큰 피해를 보신 환자분들께서 더 고통받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