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언제까지 국민들을 줄세울 겁니까? 혹시 세금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지요? 이재명 지사, 당신이라면 적어도 경기도민만큼은 줄 안 세우게 할 수 있지 않나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다 결국 지쳐버린 한 경기도민이 입밖으로 낸 절규다. 이 도민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그 다음날도 줄을 섰다. 아마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줄서기는 반복될 것이다.
마스크 대란이 이어진 지 벌써 2개월가량 됐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에 '마스크 5부제'까지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약국,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 앞에는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주일에 2장을 사기 위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줄을 서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약 5100만명, 1일 마스크 생산량은 1200만 개 정도다. 조달청은 토요일 700만장, 일요일 500만장 수준의 생산량을 평일 수준(1일 1200만장)으로 높이기 위해 장려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일주일 마스크 생산량은 7200만 장이다. 의료진 등 반드시 공급돼야 할 사람들을 제외해도 국민 1인당 1주일에 1장은 배분될 수 있다. 1주일에 2장이 아닌 1장이지만 줄서지 않고 안정적으로 마스크를 공급받는다면 우리 국민들은 이를 더 좋아할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일정 기간에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지역화폐 형태의 재난기본소득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며 "대구·경북처럼 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지역에 먼저 지급하면 경제를 정상화하고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 후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8일 국민 1인당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중위소득 100% 이하 796만 가구에 2∼3월 두 달간의 생활비로 총 60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하며 이 지사의 말에 힘을 실어 줬다. 또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지난 10일 이 지사의 제안에 뜻을 보탰다.
물론 재난기본소득을 현금으로 줄 필요는 없다. 지역화폐, 세제혜택 등 방법은 여러가지다. 일단 마스크로 줘도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을 살리는 것이다. 살아야 지원을 할 것 아닌가.
공적 마스크 1장 가격은 1500원이다. 1주일 생산량 7200만장에 1500원 곱하면 1080억 원이다. 이중 부가세는 108억 원, 한 달이면 약 470억 원, 1년이면 5640억 원이다. 이 경기도민이 말한 세금이다.
재난기본소득 국민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려면 약 51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재난기본소득의 약 100분의 1, 다시 말해 1년간 마스크 공급에 따른 세금 5640억 원만 활용해도 국민을 마스크 때문에 줄세우지 않아도 된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지난 12일 모든 시민에게 마스크를 1장씩 나눠 주기로 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지난 11일 임신부와 어린이를 위해 마스크 2장씩 무료 배부키로 했다.
"이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나설 때다. 경기도민은 이 지사의 과단성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 정부가 안한다면 이 지사, 당신이 이 피곤한 줄세우기를 끝내 달라"고 이 경기도민은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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