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차세대 K팝 그룹들의 해외 반응이 뜨겁다. 이들의 특징은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앞선 선배 그룹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일찍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내 기반을 먼저 다져야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지만, 세계적으로 K팝의 수요가 늘고 미디어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에서 먼저 모은 관심을 그룹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경우도 생겼다.
그룹 스트레이키즈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神메뉴’ 뮤직비디오는 지난 27일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다. 이들이 지난 6월 발표한 이 앨범은 빌보드 월드앨범차트 6위에 오르는 등 해외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 음반 판매량)은 한터차트 기준 12만 장을 넘어섰다. 스트레이키즈의 음악은 ‘마라맛’에 비유된다. 여러 재료화 향신료를 한데 넣어 자극적인 맛을 내는 마라탕과 같이 강렬하고 중독적인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음식과 요리사를 콘셉트로 내세운 ‘神메뉴’는 이들의 음악적 색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룹 내 프로듀싱팀 이 음악을 담당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음악에 녹이는 것도 장점이다.
그룹 에이티즈도 해외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한 신곡 ‘땡스’(THANXX)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공개된 지 22시간도 지나지 않아 조회수 1000만 건을 넘겼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후 싱가포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등 11개 국가에서 유튜브 데일리 차트 순위권에 올랐고, 28일 기준 조회수 2800만 건을 돌파했다. 이들은 미니앨범 ‘제로 : 피버 파트1’(ZERO :FEVER part.1)을 일주일 만에 23만 장 판매했다. 에이티즈는 출발부터 강렬한 퍼포먼스와와 흥미로운 서사로 눈길을 끌었다. 데뷔곡 ‘해적왕’으로 닻을 올려 항해를 시작한 이들은 총 4장의 미니앨범과 1장의 정규앨범을 통해 ‘트레저’ 시리즈를 완성했다. 해외 공연으로 쌓은 무대 실력이 이들의 강점이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자랑하는 그룹 드림캐쳐의 다섯 번째 미니 앨범 ‘디스토피아: 루즈 마이셀프’(Dystopia : Lose Myself)의 타이틀곡 ‘보카’(BOCA)도 지난 28일 기준 조회수 1700만 건을 돌파했다.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약 열흘 만에 이룬 성적이다. 이밖에도 혼성그룹 카드와 그룹 VAV 또한 해외에서의 인기가 국내보다 더 높은 사례로 꼽힌다.
이들의 이름은 국내 음원차트보다 해외 차트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 유튜브와 아이튠즈 차트 등 해외 인기를 나타내는 지표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국내 인지도는 아직 그에 미치지 못 한다. 반대로 보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나가는 셈이다. 이들은 데뷔 직후 해외 투어에 나서는 등 해외 활동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음악 시장이 세계적으로 열려 있는 상황에서 국내와 해외시장을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과거에는 국·내외 인기 중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영향을 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구분 없이 동시간대로 팬덤 형성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인 그룹이 해외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고 국내에서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봤다.
가요 관계자들은 “해외 시장을 일부러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 가요 관계자는 “해외 K팝 팬들의 증가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며 국내외 시장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국내와 해외를 나눠서 마케팅하지 않는 것이 최근 K팝 업계의 추세”라며 “해외 K팝 팬들이 음악적 역량과 콘셉트가 돋보이는 그룹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주고 이것이 인기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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