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당장은 정부 지원으로 월급의 일부를 받으면서 휴직 중이지만, 코로나19가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동료 직원들도 하나둘씩 떠나고 있습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파산하거나 운영을 중단한 항공사만 40여 곳에 달한다. 폐업하지 않더라도 보유 여객기를 대폭 줄이고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항공사 직원 휴직도 길어지고 있다.
국내 업계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4월 시행한 국내 직원 순환(유급)휴직을 12월 15일까지 연장했다.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병행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유급휴직 지원금이 나오는 240일 기한을 채우면서 대다수의 직원이 곧 무급휴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 항공사들도 다음달 무급휴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나아지지 않는다면 인건비 절감으로 버티던 항공사들이 더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악의 경우 대규모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며 이미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항공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항공 산업 데이터 조사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올해 43개 글로벌 항공사가 영업을 중단했다. 중남미 1위 라탐항공, 영국 2위 버진애틀랜틱항공 등 파산보호 신청을 하거나 알리탈리아항공처럼 사업을 접은 항공사들을 포함한 규모다. 2018년엔 56곳, 지난해에는 46곳이었다. 국내에서도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까지 무산되면서 항공업계발 대규모 구조조정이 코앞에 닥쳤다.
여행지의 이국적인 풍경과 그곳에서 새롭게 쌓아올릴 추억들에 대한 설렘을 느껴보지 못한지도 어느새 1년이 되어간다.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그림이 커지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국내 상공을 도는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 등 이색 상품을 출시했지만 이로는 사람들의 갈증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지금까지 억눌렸던 여행의 설렘을 만끽할 날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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