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환자 병상 부족… 민간 병상 동원 가능할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부족… 민간 병상 동원 가능할까

순천향대부천병원·부산대병원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참여

기사승인 2020-12-19 05:00:03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기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나들면서 중환자 병상 확보 문제가 시급해지고 있다. 하지만, 민간병원의 병상을 동원하기에는 여러 장애물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

1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7일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 환자 치료병상은 전국 568개 중 4개(7.9%)에 불과하다. 신규 확진자가 집중된 수도권의 경우는 서울 1개, 경기 2개, 인천 1개 등 4개 병상만 남아있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242)명 보다 4명 늘어 24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주일간 위중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일단 수도권 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병상 1000개를 추가 확보해 중환자 병상을 점차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지만, 조만간 병상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민간병상 동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비긴급수술을 미루고 코로나19 병실을 마련하는 것이 지금의 위기 해결의 출발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내부 사정상 확보 힘들어

일반 중환자병상을 코로나19 환자용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 대다수가 공조시스템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코로나19 병상은 독립적으로 공기가 순환되게 해야 하는데, 그런 구조로 설계가 돼 있지 않다. 일반 환자와 코로나19 환자의 공기가 막 섞이는 구조다. 구조를 바꾸면 일반병상 수의 10분의 1 정도밖에 쓰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진의 확보에도 문제가 있다고 토로한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중환자 의학 전문의들의 희생으로 꾸려갔는데, 이제는 힘이 없다. 현재 병상에다가 정부의 방침에 부응해 병상을 더 늘리는 것도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의료진을 코로나19 진료로 유인하는 것도 어렵다”고 밝혔다.

중환자 병상을 코로나19 병상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는 것이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기존에 있는 중환자를 어디로 옮기겠는가, 옮기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의 소지도 불분명하다”며 “소위 ‘빅5’병원에 수술이나 치료를 위해 대기하는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급하다고 해서 맡긴 것 내놓으라는 마냥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코로나19 외에 중증환자들은 어떻게 되도 괜찮다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에서는 민간병원에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희생하면 5~10배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 전용으로 전환 시, 동선 변경, 가벽 설치, 소독, 음압상태로 변경 등과 함께 의료진의 보호장구까지 신경 써야 한다. 또 의료진도 3~5배 더 투입돼야 한다. 병원에서의 투자비용과 기회비용, 손실 등을 고려하면 이득으로 보기 힘들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교육 기간 등도 필요하고, 공사 기간까지 고려하면 또 일정 기간 이상의 시간도 필요한 상황인데, 사전 교류도 미비했다.

◇그런데도 참여한 의료기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은 수도권 민간 상급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참여를 결정하며 병원은 별관 3층 병상 80개를 비웠다. 기존 입원환자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본관으로 이동토록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해 사용될 별관 3층 공간은 음압격리병상 20개 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부산대병원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대병원은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 전체를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전환했다. 전담병원은 중환자 병상 17개, 준중환자 병상 8개, 고위험군 환자 병상 80개 등 총 105병상 규모다.

◇동원 명령은 3단계 이후

오는 22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권덕철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민간의료기관 동원 명령 등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 후보자는 “우선 공공영역 의료자원을 총동원하고, 단계적으로 민간영역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는 중앙부처 소속·산하 의료기관, 2단계는 민간의료기관 자발적 협조, 3단계는 민간의료기관 동원 명령 등을 통한 병상 확보”라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