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나요? [볼까말까]

‘빈센조’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나요?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1-02-21 07:22:02
‘빈센조’ 포스터. 사진=tvN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비범한 능력이 있다. 머리도 잘 쓰는데 몸도 잘 쓴다. 그러나 정의나 대의와는 거리가 멀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감정을 우선한다. 그런데 일이 꼬인다. 우연히 휘말린 사건을 해결해 나갈수록 더 큰 문제, 더한 악당이 나타난다. 옆을 보니 전엔 곁에 없던 동료와 이웃이 있다.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치니, 악은 끝내 무너진다. 어느덧 그는 동네의 히어로다. 드라마 ‘김과장’의 김성룡(남궁민) ‘열혈사제’의 김해일(김남길)이 걸어 온 길이고, ‘빈센조’의 빈센조(송중기)가 갈 길이다.

20일 오후 처음 방송한 tvN 새 토일극 ‘빈센조’는 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김과장’ ‘열혈사제’ 등을 집필한 박재범 작가와 드라마 ‘돈꽃’ ‘왕이 된 남자’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희원 PD의 만남으로 드라마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배우 송중기가 이탈리아 마피아의 변호사이자 복수주의자인 주인공 빈센조를 연기한다. 배우 전여빈과 옥택연이 각각 선악보다 유불리를 따지는 변호사 홍차영, 순수하지만 일은 아직 서툰 인턴 변호사 장준우 역을 맡는다. 

첫 편에서는 빈센조가 한국에 귀국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빈센조는 몸담았던 까사노 패밀리의 배신으로 이탈리아를 떠나 한국으로 향한다. 빈센조의 목표는 금괴가 숨겨진 상가 건물 금가프라자를 한 달 안에 정리하고 한국을 뜨는 것이다. 빈센조는 새로 지어질 상가에 금가프라자 상인들의 재입주를 약속하지만, 개발을 위해 주변 건물을 모두 사들인 바벨건설은 건물주를 협박해 금가프라자의 매매계약서를 손에 넣는다. 홍차영은 아버지이자 금가프라자 개발반대위원회장인 변호사 홍유찬(유재명)과 다투다가, 상가에 들이닥친 용역, 그들을 제압하는 빈센조와 만난다.

이탈리아에서 온 빈센조는 분명 초면이다. 하지만 이미 낯익다. 박재범 작가 전작의 주인공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앞선 두 작품을 통해 특히 한국사회에서 유효한 영웅담을 그려냈다. 독특한 매력의 주인공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거대 세력에 맞서면서 정의를 구현한다는 흐름이다. ‘삥땅’ 전문 경리과장이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부정과 싸우며 회사를 살리고, 다혈질 가톨릭 사제가 주먹으로 동네를 지배하던 카르텔을 정리하는 식이다. 

금가프라자에 입주한 빈센조 또한 이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괴를 손에 넣기 위해선 상가를 사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바벨그룹을 비롯한 한국의 악당들과 맞서야 한다.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의 구조와 여러 캐릭터가 부딪히며 코미디의 화음이 쌓이는 점도 박 작가의 전작들과 닮았다. ‘김과장’과 ‘열혈사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수작으로 꼽힌다. 이런 작품과 비슷하다는 것은 장점일 수도 있지만, 더는 새롭지 않다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야기의 배경과 판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더 강력해진 악당을 빈센조가 어떤 방식으로 처단해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안길지가 관건이다. 주인공의 활약을 돋보이게 연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김희원 PD가 보여줄 빈센조의 새로운 얼굴도 기대할만하다. 송중기, 전여빈, 옥택연 등 연기자 조합 또한 신선하다. 초면이지만 낯익은 빈센조가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할지 지켜 볼 일이다.

◇ 볼까
송중기를 좋아한다면 채널 고정.

◇ 말까
‘김과장’ ‘열혈사제’ 등 박재범 작가의 전작을 모두 본 시청자라면 이미 다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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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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