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사람의 피를 빠는 ‘괴력난신’이 조선에 출몰한다. 왕자는 위기에 빠진 백성을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는 22일 처음 방송하는 SBS 새 월화극 ‘조선구마사’의 이야기다.
17일 오후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김동준, 정혜성, 서영희, 금새록, 이유비와 연출을 맡은 신경수 PD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 생시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다.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장르를 표방한다. ‘닥터 프리즈너’ ‘철인왕후’ 박계옥 작가와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의 신경수 PD가 의기투합했다.
신경수 PD는 “태종, 양녕, 충녕이 생시라는 괴이한 생명체를 부리는 악령에 맞서는 이야기이자 그 외 인간들이 조선의 운명을 두고 싸우는 혈투에 관한 드라마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 “넷플릭스 ‘킹덤’은 좋은 레퍼런스죠.”
좀비와 비슷한 생시가 나와 조선이 위기에 빠진다는 설정을 공개한 후 ‘조선구마사’는 ‘킹덤’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 같은 질문을 받은 신경수 PD는 “‘킹덤’이라는 훌륭하고 좋은 레퍼런스를 보며 우리 드라마는 어떻게 다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드라마에서 괴력난신이라고 칭하는 괴이한 생명체가 답변이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괴력난신은 괴이하고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여러 종류의 신을 뜻한다. 괴력난신의 형태와 그들이 인간을 공격하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이 기존 좀비물과 다르다.
신 PD는 “우리는 육체의 이야기를 넘어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심리나 심령물에 가깝다. 욕망의 빈틈을 악령이 공격하는 이야기”라며 ‘킹덤’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괴력난신, 생시 등 괴생물체가 좀비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악령의 지배를 받는 인격체이면서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려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 “실존인물 연기한다는 부담감 있었지만….”
배우 감우성은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아 KBS ‘근초고왕’ 이후 10년 만에 사극에 출연한다. 감우성은 “이런 장르의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직접 참여해 본 적은 없다. 재미있는 장르물에 참여해보고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가 연기하는 태종은 여러 작품에서 다양하게 해석된 실존 인물이다. 감우성의 태종은 무엇이 다를까. 이에 관해 그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왕권을 강화하는 냉철한 인물로 그려진다. 다만 드라마 배경에 허구가 섞여 있는 만큼, 그 이상의 역사 배경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오로지 악마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충녕 역의 장동윤은 “실존인물인 충녕대군에 대한 시청자의 인식을 크게 해치지 않은 선에서, 창작물 속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양녕을 연기하는 박성훈 또한 실존인물에 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를 선명하게 표현하려 했다. 그는 “실존인물을 연기한다는 부담감은 배우 모두가 가졌다”면서도 “사실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액션물이기 때문에 부담감을 잠시 내려놓고 자유로운 상상 범위 안에서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 “어벤져스도 이렇게 찍었겠죠?”
이날 처음 공개된 ‘조선구마사'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크리처가 등장하는 판타지인 만큼 생시 분장이나 움직임, 특수효과 등에도 공을 들였다. 이유비는 “현장이 정말 무섭게 만들어졌다. 악령 분장이나 소품, 조명이 기대 이상이다. 연기가 절로 된다”고 말했다. 박성훈은 특수효과에 대해 “연기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고 촬영했다”면서 “거대한 뱀과 대적하는 장면을 찍고 난 후 한 스태프가 ‘어벤져스도 이렇게 찍었겠죠?’라고 말했다. 그런 촬영이 생경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화려한 액션과 장르물 성격이 짙은 화면도 볼거리다. 김동준은 “흙바닥에서 구르며 열심히 했다. 날아다니는 액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 PD는 “장르 특성상 잔혹한 장면이 등장하는데 장르적 재미로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며 “악령과의 혈투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를 놓치지 말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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