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님, 거리두기는요?”… 민생현장 찾는 발걸음에 시민들 ‘우려’

“후보님, 거리두기는요?”… 민생현장 찾는 발걸음에 시민들 ‘우려’

수십명 몰리는 유세현장에 코로나 확산될까 ‘조심’

기사승인 2021-03-20 06:00:02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오른쪽)가 9일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향한 후보들의 바쁜 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63명이다. 전날(445명)보다 18명 늘어나며 사흘 연속 확진자 수가 400명대 중반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3차 대유행’ 여파는 5개월째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방역 대응을 위한 ‘거리두기’는 계속되고 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3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민의 사회적 피로도도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장 후보들도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민생현장 방문을 최소화하고 단체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서울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클럽하우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서울시민들과 대화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크게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SNS 활용이 두드러진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 참석자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손을 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오신환, 오세훈 예비후보, 김종인 비대위원장,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노력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의 생활방역수칙을 어긴 사례도 나와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4인과 당 지도부는 지난달 17일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행사에서 후보들 간 ‘악수’가 이뤄지는 사진도 공개됐다.

이에 악수나 포옹 등 신체접촉을 자제해달라는 방역 당국의 권고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조은희 예비후보는 과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 등의 신체접촉을 비판한 적이 있어 ‘자기모순’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17일 금천구 공약을 발표를 위해 찾은 금나래중앙공원에 지역구의원, 수행원, 시민 등 다수가 모여있다. 사진=조현지 기자

후보들의 유세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17일 박 후보 유세 현장에서 만난 금천구 주민 A씨(48·남)는 “갑자기 사람이 많이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는 금천구 지역발전 공약 발표를 위해 금천구 금나래중앙공원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박 후보와 지역구의원, 수행원, 시민들 등 수십 명이 모였다.

A씨는 “강아지 산책을 위해 공원을 찾았는데 괜히 나왔나 싶다. 운이 안 좋으면 접촉자가 될 수도 있으니 최대한 피해가야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는 게) 어쩔 수 없는 건 안다. 그러나 보는 사람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만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낼 기회가 드문 만큼 선거운동 기간 후보들을 만나 의견을 개진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금천구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 B씨(60·여)는 “경전철 난곡선의 1호선 금천구청역 연장을 공약에 꼭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B씨는 “코로나19 감염이 당연히 걱정된다. 그런데 시장이 되면 다들 얼굴 보기 어렵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얼굴을 보고 원하는걸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보들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선거운동 개시일인 25일부터는 후보들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거리 현수막 게시, 자동차와 확성장치를 이용한 공개장소 연설 등이 가능하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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