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 대구시 동구 한 한의원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난 15일 오후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한의원을 들어왔다. 어르신은 “2차접종까지 마쳤는데 뭐가 문제냐?”고 억측을 부렸다. 한의원 측은 “아직은 백신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어르신이 한의원을 나가는 걸로 사태는 마무리됐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일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지침을 어기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이유로 ‘노마스크’ 상태로 실외는 물론, 식당, 병원, 카페, 대형마트 등 실내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여전히 마스크는 착용해야 한다. 대구시는 지난해 8월부터 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 집회‧시위 현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에게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주부 김모(36‧대구 북구)씨는 “병원 진료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커피숍에 들렀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아저씨들이 들어와 커피를 주문했다”면서 “옆에 에어컨을 수리하는 기사 아저씨도 있었는데 역시나 노마스크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불안한 마음에 커피를 주문하지 않고 커피숍을 나왔다.
직장인 최모(29‧경북 성주군)씨도 노마스크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최씨는 “부장님이 자신은 백신을 맞아서 마스크 안 써도 된다고 노마스크로 일하는데 은근히 신경쓰인다”며 “직속 상사라서 뭐라고 말을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노마스크 문제는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핫한 주제다.
16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백신 접종 후 노마스크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네티즌들은 “백신을 맞던 안 맞던 모든 사람들이 접종 끝날 때까지는 마스크 써야 한다”, “변이바이러스 나오면 지금까지 고생이 물거품이 된다”, “정부에서 노마스크 선언할 때까지 방역지침 지켜야 한다” 등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 15일 백신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일부 완화한다고 밝히면서도 실내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외 집회·행사 때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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