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불투명” 신세계 빠진 요기요 인수전…결국 사모펀드로?

“시너지 불투명” 신세계 빠진 요기요 인수전…결국 사모펀드로?

기사승인 2021-07-07 05:00:20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 인수전이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로써 인수전은 남아있는 사모펀드들만의 각축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0일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유통과 배달 플랫폼 접목 시의 시너지를 면밀히 검토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있는 플랫폼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3조40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연이어 조단위의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은 적다고 예상해왔다.

같은 날 롯데그룹도 요기요 인수전 불참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밀린 롯데가 요기요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롯데도 “우리는 처음부터 요기요에 관심이 없었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들이 요기요에 시큰둥한 것은 가격 대비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요기요가 표면상 국내 배달앱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물류와 라이더 채용 등 관련 비용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반에 요기요의 가격은 1~2조원 사이로 매겨지고 있다. 

여기에 3위 업체 쿠팡이츠까지 치고 오는 상황에서 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 부담이 크다. 실제로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배달앱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66.0%, 요기요 17.9%, 쿠팡이츠 13.6% 순으로 나타난다. 이미 강남에서는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앞세워 점유율 45%를 기록하는 등 배달의민족까지 제쳤다는 말도 나온다. 

이로써 요기요의 새 주인은 사모펀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지난달 요기요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DH 입장에서도 사모펀드에 요기요를 매각하는 것이 향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사모펀드가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외연 확장보다는 당장 투자금 회수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요기요의 운영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추가 인수 후보를 찾기 위해 매각 시한 연장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는 DH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내건 조건에 따라 요기요의 지분 전량을 8월 2일까지 팔아야 한다. 이 시점을 6개월 연장할 수 있지만 공정위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관건은 요기요의 몸값이다. 1조원가량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 가격에 인수할 후보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해진 기한 내에 요기요를 매각해야하는 만큼, 인수하려는 쪽이 유리한 상황"이라며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 사모펀드 등에서 최대한 협상을 지연시킬 수 있다"라고 평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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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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