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MZ세대가 정확히 어떤 집단인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세대 폭이 너무 넓은 탓도 있거니와 MZ세대의 특징을 규정하는 이들이 기성세대라는 점이 우려를 만듭니다. 최신 트렌드에 지갑을 열고, 다른 문화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특징이 있다는데 그동안 그렇지 않은 젊은이가 있었나 싶습니다. 그저 세대론에 고정관념을 더하는 것 아닌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MZ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MZ세대로서 쿡기자도 고민이 많습니다.
네, 그래도 우리는 MZ세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고, 투표 결과를 좌지우지할 큰 세대 집단이라서 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MZ세대 안에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축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삼복더위에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사망한 20대 남성. 평소 일일 아르바이트 자리가 구해지는 대로 여러 지역을 방문해가며 일한 그는 MZ세대였습니다. 성추행과 2차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시도했던 공군·해군·육군 피해 여군들 역시 MZ세대였습니다.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여성도 MZ세대, 억지로 음식을 먹는 등 장애인 인권 사각지대에서 학대 받다 사망한 장애인 남성도 MZ세대였습니다. “난민을 받는 순간 우린 테러에 노출된다”는 말을 듣는 아프가니스탄인과 충북 진천으로 오는 협력자 사이에도 MZ세대가 있습니다.
MZ세대를 잡는 방법이 강아지를 끌어안고 사진 찍거나, 선글라스를 끼고 래퍼 흉내를 내는 게 다는 아닐 겁니다. MZ세대의 특징과 보통의 삶의 괴리는 생각보다 크고, 이들을 규정한 이미지도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대변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담론 혹은 마케팅 수단 정도로써의 접근 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이 덩치 큰 세대를 더 세분화해 바라보는 안목과 청년을 대하는 진중한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연출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고, 개인 행복을 우선시한다는 등의 실체 없는 집단은 멉니다. 그러나 법을 바꿔서라도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MZ세대는 가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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