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유화의 전형” vs “증거있나”… ‘尹 고발사주’ 파문

“검찰 사유화의 전형” vs “증거있나”… ‘尹 고발사주’ 파문

與, 공수처 수사 압박… 野 대선주자도 난타전 가세
윤석열 측 “희대의 정치공작… 개입 증거 없다”

기사승인 2021-09-03 11:58:5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윤 후보의 입장 표명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윤 후보 측은 “희대의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뉴스버스는 2일 윤 후보의 측근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송파갑 후보였던 김웅 의원을 통해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고 보도했다. 고발대상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등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고발장에는 지난해 2월 뉴스타파의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추가 조작 연루 의혹’ 보도와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이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명예훼손 피해자는 윤 후보와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 윤 후보 측근인 한동훈 검사 3명이다. 당시 손 검사는 고발장의 고발인란을 비워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소집한 진상조사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 검찰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아닌가 싶다”며 “법사위를 바로 소집해 철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정원과 기무사의 선거개입과 다를 바 없는 경악할만한 범죄”라며 “검찰의 정치개입, 정치공작에 의한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12·12, 5·17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신군부의 하나회와 비견되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수단을 강구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검찰이 진상규명에 착수했다는데 검찰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강하다. 공수처가 즉각 나서야 한다. 당 차원에서도 대응책을 즉각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여권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윤 후보를 압박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는 ‘윤석열 검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사정 기관의 격을 시정잡배와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며 “윤 후보의 보복 수사와 검찰권 사유화 의혹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은 검찰의 핵심 중 핵심 부서다. 사실이라면 검찰총장 지시나 묵인 없이 단독으로 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 전체를 본인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도 윤 후보를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검사 출신인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검찰총장 직속 보고 기관”이라며 “(고발 사주가 윤 후보) 양해 없이 가능했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당 장성민 대선 예비후보도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 후보는 공권력의 남용자이며 검찰 권력을 정치공작에 사용한 권력 사유화의 전형”이라며 “어떤 공작적 행위를 자행한 일이 있는지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밝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정권교체의 전략에 상당한 타격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재형 예비후보는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지휘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선 후보의 기본적인 도덕성, 검찰 조직의 명예와 관련된 매우 심각하고 중차대한 문제다. 윤 후보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최대한 협조하고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한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 측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윤 후보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윤 후보에게 이 모든 음흉한 정치공작 같은 것을 덮어씌워서 이렇게 하는 거는 정말 이거는 희대의 정치공작”이라며 “윤 후보가 이 문제에 개입했다는 어떤 증거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한편 ‘고발 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의원은 “청부 고발이라고 주장하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제보받은 자료라면 이를 당에 전달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될 수 없다”고 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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