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백신 접종 일정도 있어 집에서 휴식을 취하려 한다”라면서 “연휴 기간 아무래도 집에만 있다 보니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먹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통가가 코로나19 여파로 고향을 찾는 대신 집에서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차례상 가정간편식(HMR)부터 스테이크와 와인 등 고급 음식 밀키트(간편 요리 세트)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 지갑을 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오는 26일까지 ‘전국 랜선 맛 기행’ 기획전을 열고 전국 맛집과 연계한 밀키트와 지역 특산물 등 300여개 상품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에서 맛집 메뉴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밀키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롯데온은 설명했다. 롯데온 지난달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대비 208% 늘었다.
롯데온 측은 “이번 추석도 고향을 찾아가지 못하는 비대면 명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명절이면 고향을 찾아가 먹었던 현지 맛집 음식과 지역 특산물을 맛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전국의 특별한 음식을 모아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소포장 스테이크와 고급 와인을 준비하며 혼추족을 겨냥하고 있다. 귀향 대신 집에서 술과 육류를 즐기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와인(51.5%), 스테이크(20.0%), 애플망고‧샤인머스켓(27.0%) 세트 등이 좋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집에서 명절을 보내고자 하는 고객들의 수요로 스테이크, 와인, 애플망고 등 이색 품목이 굴비, 한우불고기 등의 매출을 뛰어넘고 있다”며 “고객의 소비 트렌드와 부합하는 맞춤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와인 물량을 늘렸다. 현대백화점의 와인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 대비해 5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선물용으로 수요가 높은 5만~15만원대 와인 선물세트의 비중을 세 배 이상 늘렸으며, 한정 수량으로 선보이는 스페셜 패키지도 새롭게 선보였다.
퍈의점 업계는 다양한 도시락과 간편식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명절 연휴 집에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설날 연휴 기간(2월 11~13일)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 간편식(17.7%), 반찬(10.5%), 야채(41.3%), 조미료(14.8) 등의 매출도 뛰었다.
세븐일레븐은 추석용 상품으로 한끼연구소 들기름비빔밥, 수리수리술술 모둠전, 수리수리술술 오색잡채 등 3종을 출시했다.
CU 역시 다음 주 혼추족을 위한 '한가위 반찬 한끼'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GS25는 명절 전용 도시락 '풍성한한가위보내소'를 출시한다. 이마트24는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명절 도시락 '한가위만 같아라 한상차림'을 판매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번 추석에는 귀향하지 않는 혼추족 고객이 많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집에서 명절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시락을 출시하고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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