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접종자 차별 논란과 디지털에 낯선 고령층 접근성 문제 등 혼란도 줄 걸로 예상된다.
다만 상시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기 위해 시설 내 취식은 계속 제한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전날 중대본 회의에서 “현재는 방역패스를 확대했던 (지난해) 12월에 비해 유행규모가 감소하고 의료여력이 커졌다”며 “위험도가 낮은 시설 방역패스를 완화해 국민 방역정책 수용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화점·마트는 늘 마스크를 쓰고 침방울 생성이 적은데다가 생활 필수시설인 점을 고려해 방역패스를 철회했다”면서도 “법원의 상반된 판결로 지역 간 혼선도 발생하고 있어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4일 서울 대형마트·백화점 대상 방역 패스를 중지하라고 결정했다. 그러자 서울 이외 지역 백화점과 마트는 방역패스를 유지하는 모순이 발생, 형평성 논란이 일었고 정부가 해결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방역패스는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사람에 한해 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조치다. 당초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17종 시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고, 본격 단속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를 두고 백신 미접종자 차별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임산부와 노약자·기저질환자 들을 배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백화점과 마트 업계도 난색을 보였다. 매장 출입구에서 일일이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하는 만큼 방역 책임을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설 명절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업계는 방역패스 해제 결정에 환영을 표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매장 출입구가 줄면서 손님이 몰리는 등 혼란이 컸다”면서 “설 대목을 앞두고 나온 정부 결정에 환영”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매출에 큰 영향은 없었지만 고령층 소비자들이 QR 인증 절차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 빈번했다”며 “인력을 추가 배치해도 손님들이 입구에 늘어서는 등 병목 현상을 피할 수 없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이라며 “정부 지침이 바뀌어도 소비자가 안전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흥시설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식당·카페 △PC방 △파티룸 등 위험도가 높은 11종 시설엔 방역패스가 유지된다.
식당·카페 등 업종에선 방역 형평성과 효과성을 지적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자영업 단체 관계자는 “대기업이라서 방역패스를 풀어준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식당과 카페 (감염) 위험도가 백화점보다 높다고 판단한 건 정부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