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생산된 노바백스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본격 공급된다.
9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뉴백소비드 프리필드시린지(이하 뉴백소비드)’가 경북 안동 L하우스에서 첫 출하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하되는 물량은 29만2000회분을 포함해 이달 말까지 출하되는 물량은 약 200만회 접종분이다.
뉴백소비드는 노바백스가 개발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원액부터 완제까지 제조한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뉴백소비드에 대해 품목 허가를 받았다. 노바백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우리나라, 태국, 베트남에 대한 생산 및 공급권을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정부와 뉴백소비드 4000만회 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체결, 질병관리청의 접종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백신을 공급하게 된다. 정부는 뉴백소비드를 18세 이상 미접종자 대상 기초접종과 2차‧3차 접종 미완료자 접종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1차 또는 2차 접종을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이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한 사람 중 2차·3차 접종 시 의학적 사유로 mRNA 백신 등의 접종이 어려운 경우, 예외적으로 뉴백소비드 백신을 활용한 교차 접종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세부 접종계획은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발표된다.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뉴백소비드가 최초다.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 플랫폼은 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되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것으로 평가된다.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할 수 있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고 접종 전 해동 과정도 불필요하다. 또한 기존의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달리 1인용 주사제인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로 만들어져, 희석이나 소분 없이 바로 접종할 수 있다.
뉴백소비드는 노바백스의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통해 90%에 달하는 예방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최근 노바백스는 자체 연구를 통해 현재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각종 변이에 대해 뉴백소비드의 면역 반응을 확인, 향후 관련 데이터가 확보되면 코로나19 방역에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접종 연령 확대 및 부스터샷 활용도 예상된다. 노바백스는 지난달 10일 미국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현재 진행중인 12세 이상 청소년 대상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접종 연령을 만 12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12세 이하 소아 접종 임상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뉴백소비드 2회 접종자를 대상으로 6개월 뒤 부스터샷으로 뉴백소비드를 1회 접종한 결과 항체가가 4.6배 증가하고, 오미크론 변이에 반응하는 항체가가 9.3배 높게 나타난 데이터도 공개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에서 허가를 받은 글로벌 5개사의 백신 중 2개사 백신을 국내 생산·공급하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원액과 완제를 위탁생산해 국내외에 대량 공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으로,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신속 허가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BP510는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Wave2’프로젝트에 선정됐으며, 개발 완료 후 수억회 물량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해외 공급될 예정이다.
이날 L하우스에서 개최된 출하 기념식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공급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에 이어 국내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우리 국민에게 접종하는 3번째 사례”라며 “접종률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생산기술 측면에서도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감백신 등과 같이 합성항원 방식으로 생산된 백신으로 우리 국민에게는 접종경험이 많은 백신인 만큼, 그간 미접종하신 국민들도 접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 방역 정책에 기여하고자 글로벌에서 개발된 다양한 백신을 국내에 도입했고, 더불어 자체 백신도 완성해 가는 중”이라며 “검증된 플랫폼의 백신으로 바이러스로부터 더 많은 사람을, 더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전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