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주유·PG사, 카드 수수료 인상에 뿔났다…결제 중단 오나

마트·주유·PG사, 카드 수수료 인상에 뿔났다…결제 중단 오나

기사승인 2022-03-15 17:25:46
전자지급결제(PG)협회가 15일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진=손희정 기자

동네 마트에 이어 주유소, 전자지급결제(PG)사로 신용 카드 수수료 분쟁이 번지고 있다. PG사는 소규모 온라인 쇼핑몰을 대신해 카드가맹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항공사·통신사 등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을 앞두고 있어 카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자지급결제(PG)협회는 15일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PG사에 대한 일방적인 가맹점수수료 인상을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PG협회는 나이스페이먼츠, 다날, 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 케이에스넷, 케이지모빌리언스, 케이지이니시스, 토스페이먼츠, 한국정보통신 등 8개 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PG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는 지난달 각 PG사에 가맹점 수수료 0.05∼0.1%P 인상을 통보하고 이달 1일 적용했다. 이에 PG사 수수료율은 현행 최고 수수료율인 2.25∼2.3%로 올랐다.

PG사는 카드 결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 온라인 쇼핑몰의 결제를 대행하는 사업자다. PG사에 대한 카드 수수료가 오르면 영세·중소 가맹점을 제외한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도 수수료 인상분이 전가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현호 KG이니시스 사업지원실 실장은 “이번 인상안을 적용했을 때 한 대형 PG사에서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에 따라 PG사를 이용하는 중소 온라인 쇼핑몰이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늘어나는 등 피해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지급결제(PG)협회가 15일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진=손희정 기자

협회는 영세·소규모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사가 수수료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적격비용 산정의 근거가 되는 조달금리, 마케팅 비용, 밴(VAN)사 지급 비용 등이 적격비용 재산정 기간 동안 인하됐다. 가맹점 수수료 또한 내리는 것이 정상”이라면서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PG사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연매출액 30억원 이하 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을 0.8∼1.6%(체크 0.5∼1.3%)에서 0.5∼1.5%(체크 0.25∼1.25%)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연간 4700억원 손해를 떠안게 됐다.

이들은 향후 협상에 미온적인 카드사에 대해 가맹점 계약 해지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PG사는 온라인 쇼핑몰이 원하는 카드사만 계약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개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가 낮은 카드사만 선택해 PG사와 계약하면 PG사도 쇼핑몰에 낮은 수수료를 적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는 쇼핑몰에서 해당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동네 중형마트와 주유소도 가맹점 수수료 인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한국마트협회도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달 중순까지 신한카드의 가맹점 해지와 법인카드 및 주거래은행 전환 등 신한카드와 관계된 모든 금융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협회에 소속된 회원사 중 신한카드 가맹점 약 5800개며 현재 2000여 곳이 가맹점 해지 의사를 표시했다.

마트협회에 따르면 카드사가 통보한 평균 수수료율은 2.06~2.28%로 기존 평균 수수료율(1.98~2.16%) 대비 최대 0.12%P 올랐다.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지난 2018년 금융위 앞에서 45일간 노숙 농성을 하면서 700만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인하를 이끌었지만, 원위치로 돌아갔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노동하며 버티고 있는 동네 마트, 슈퍼마켓의 수익을 카드사들이 빼앗고 있다”고 호소했다.

동네 주유소는 국제유가 급등과 맞물려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유소들은 카드 수수료를 0.5%p 낮추면 소비자의 유류비 부담을 연간 2425억 원 낮출 여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석유유통협회는 최근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면서 “주유소의 신용카드 결제 비율이 95% 수준(2021년 통계)인데, 주유소 카드수수료가 매출액에 대해 1.5% 정률로 적용되기 때문에 기름값이 오르면 수수료도 함께 오르는 구조다. 카드사 수수료가 유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행 1.5%인 수수료율을 1%로 인하하면 소비자의 유류비 부담을 연간 2425억 원(2021년 기준) 낮출 여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을 유가 수준에 연동해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고유가 시기에라도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차선으로 검토하자는 것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적격비용에 맞게 산정한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태도다. 여러 차례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하해 적자를 보고 있어서 일반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기준금리가 인상하면서 조달금리도 올랐고 임금, 마케팅 비용 등 모든 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를 재산정할 때마다 가맹점들과 갈등이 있었다. 우대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적자를 일반가맹점에 전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당국에서 재산정 기간을 정해놓고 우대 가맹점 수수료 산정 등 개입하다 보니 시장에 맞게 산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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