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여의 대장정을 끝으로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리그 일정이 20일 모두 마무리됐다. 광동 프릭스와 프레딧 브리온은 추가 편성된 타이브레이크로 5·6위 순위 결정전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승의 T1이 1위, 15승3패를 기록한 젠지 e스포츠가 2위에 올랐다. 담원 게이밍 기아, DRX, 광동, 프레딧이 그 뒤를 이었다. 오는 23일부터는 2022 LCK 플레이오프(이하 P.O)의 막이 오른다. 23일 3위 담원 기아와 6위 프레딧, 24일 4위 DRX와 5위 광동이 1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3·4위 팀 담원 기아와 DRX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0대 2 패배를 당한 반면, 5·6위 광동과 프레딧은 2대 0 승리를 거뒀다. P.O 1라운드 두 매치 관전포인트를 확인해봤다.
‘복수혈전’ 꿈꾸는 담원 기아 VS ‘거인학살자’ 프레딧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대결을 펼친 담원 기아와 프레딧이 23일 리턴 매치를 펼친다. 시즌 막바지 2연승을 기록 중이던 담원 기아는 프레딧에게 0대 2로 패하며 덜미를 잡혔다. 올 시즌 담원 기아는 단 두 번 셧아웃 패배를 당했는데, 대상은 전승의 T1과 프레딧이다.
기세 면에서는 프레딧이 조금 더 우세해 보인다. 프레딧은 지난해부터 담원 기아의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2021 LCK 스프링과 서머 스플릿 모두 양 팀은 1승 1패씩 주고받았다. 올해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에는 담원 기아가 프레딧을 상대로 2대 0 승리를 거두면서 상성 관계가 깨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프레딧은 담원 기아를 완파하면서 자력으로 P.O 진출을 확정지었다.
포지션 별로 비교하면 탑 라인 구도는 팽팽하다. ‘버돌’ 노태윤(담원 기아)과 ‘모건’ 박기태(프레딧)는 든든함이 강점인 선수다. 노태윤은 시즌 초반 ‘칼챔(칼+챔피언,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챔피언)’을 잡았을 때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 중반부터 ‘그레이브즈’, ‘사이온’ 등 방어력이 높은 탱커 챔피언을 플레이하면서 안정감을 높였다. 박기태는 역시 교전에서 활약할 수 있는 탱커 및 브루저(전사형) 챔피언을 선호했다. 특히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레넥톤’으로 6승 2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미드-정글 듀오의 힘은 담원 기아의 우세로 볼 수 있다. 최근 담원 기아는 미드에서 유틸리티 능력이 뛰어난 챔피언을, 정글에서 캐리력이 높은 챔피언을 뽑는 조합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허수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종류의 챔피언을 기용한 미드 라이너다. 로밍 능력에 강점이 있는 ‘라이즈’,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기용했을 때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건부는 담원 기아의 소년가장 역할을 수행했다. ‘리신’, ‘신 짜오’, ‘헤카림’ 등 메타 챔피언 뿐 아니라 ‘올라프’, ‘녹턴’, ‘니달리’ 등의 깜짝 픽도 과감히 꺼내들어 좋은 활약을 펼쳤다.
프레딧은 대체적으로 미드 라이너 ‘라바’ 김태훈을 중심으로 조합을 구성했다. ‘롤킹’이라는 애칭이 무색하지 않게 뛰어난 라인전 능력을 선보였으며, 교전 단계에서도 막대한 데미지를 뿜어냈다. 올 시즌 그보다 높은 분당데미지(529)를 기록한 것은 젠지e 스포츠의 ‘쵸비’ 정지훈 한 명 뿐이다. 정글러 ‘엄티’ 엄성현은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살림꾼 역할을 했다. 본인보다 라이너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타적으로 플레이했다.
바텀 듀오는 서로 다른 부분에서 강점을 보인다. 담원 기아의 ‘덕담’ 서대길과 ‘켈린’ 김형규는 뚜렷한 라인전 강점을 가지고 있다. 초반부터 상대방을 거세게 압박하면서 포탑 골드를 채굴하는 모습도 여러차례 보여줬다. 다만 라인전이 끝난 후 교전 단계에서는 다소 수동적으로 플레이하며 보여주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프레딧의 ‘헤나’ 박증환과 ‘딜라이트’ 유환중은 라인전에서는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후반 교전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환중이 싸움을 열면, 박증환은 안정적인 포지션을 잡고 데미지를 뿜어냈다.
‘상체’의 광동 vs ‘하체’의 DRX
‘체급’의 광동이 ‘운영’의 DRX가 24일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DRX가 2번 모두 승리를 거뒀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광동이 조금 더 나은 편이다. DRX는 담원 기아와 T1과의 2연전에서 2대 0으로 패하며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광동은 한화생명e스포츠, 리브 샌드박스를 꺾으며 2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규리그에 포함되지 않는 프레딧과의 순위결정전까지 포함하면 3연승이다.
포지션으로 비교했을 때 광동은 상체 쪽에 강점이 있고, DRX는 하체 쪽이 강력하다 볼 수 있다. 탑 라인은 광동이 우세한 편이다. 광동의 탑 라이너 기인은 올 시즌 최고의 실력을 보여준 탑 라이너 중 한 명이다. 라인전과 교전 단계 모두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탱커와 캐리형 챔피언 모두 능숙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시즌 마지막 리브 샌박과의 경기에서는 조커 카드로 ‘아트록스’를 꺼내 캐리력을 뿜어냈다. DRX의 ‘킹겐’ 황성훈은 교전 단계에서 강점을 보여줬다. 라인전 15분 지표는 다소 저조한 편이지만 분당 데미지(504), 팀내 데미지 비중(27.1%)은 LCK 탑 라이너 중 상위권에 속한다. 무리하게 진입해 다소 허무하게 전사한 경우도 있지만,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으로 교전 승리를 유도한 사례도 제법 많은 편이다.
미드-정글 듀오는 광동이 약간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광동의 미드 라이너 ‘페이트’ 유수혁은 시즌 막판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후반 교전 시에는 강력한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르블랑’으로 여러차례 인생경기를 펼쳤다. 정글러 ‘엘림’ 최엘림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초반에는 성장과 라인 개입 모두에서 희미한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자신감이 붙고는 주도적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다.
DRX의 미드-정글은 주로 받쳐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는 반반 싸움에 능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상급 미드 라이너와 대결 시에도 단단하게 버티며 성장에 집중했다. 다만 상대방을 찍어 누르는 모습은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표식’ 홍창현은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헤카림과 리신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신 짜오를 플레이할 때는 활약이 미미했다. 정리하자면, DRX의 미드 정글은 저점이 높았지만 고점도 낮았다.
바텀 듀오는 DRX의 경합 우세로 볼 수 있다. 각 팀 모두 ‘데프트’ 김혁규(DRX), ‘테디’ 박진성(광동)이라는 뛰어난 원거리 딜러를 보유하고 있다. 서포터의 경우 DRX의 ‘베릴’ 조건희가 광동의 ‘호잇’ 류호성보다 한 수 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DRX 원거리 딜러 김혁규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초반과 후반 지표 모두 뛰어난 편이고, 팀 내에서도 캐리롤을 맡고 있다. ‘1인 군단’이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데미지를 쏟아내며 승리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김혁규의 강한 라인전 능력 덕분에 조건희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로밍을 다닐 수 있다. 조건희의 과감한 시야장악과 특유의 로밍 능력으로 DRX는 교전 단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광동의 원거리 딜러 박진성은 ‘넥서스’라는 별명처럼 후반 활약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특히 특유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후반에도 죽지 않고 많은 데미지를 뿜어낸다. 류호성은 시즌 초반 슬럼프에 빠졌지만, 중반부터 자신감을 찾고 난 후에는 좋은 플레이메이킹을 여러차례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틸러스’와 ‘라칸’ 등을 선택했을 때 교전 단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