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생각한 막걸리가 아니에요. 스파클링 와인 맛이 나는 등 다양한 맛이 있어요”
“박재범의 원소주가 구하기 진짜 어렵다던데 한 번 마셔보고 싶네요”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있는 전집 앞에서 만난 MZ세대들에게 전통주는 트랜드였다. MZ세대들 사이에서 전통주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통업계의 복고 열풍이 주류시장에도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커머스 G마켓에 따르면 전통주 판매 신장률은 코로나 이전인 2018년 113%, 2019년 43%를 기록하다가 2020년 106%로 크게 늘었다. 24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전통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종별로 살펴보면 막걸리 판매량이 96%로 가장 높게 늘어났다. 일반 증류주가 76%, 소주가 31%, 과실주 12% 순으로 신장률을 보였다. 주세법상 주류는 온라인 판매 및 배송이 금지돼 있지만 2017년부터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가 허용됐다.
전통주 큐레이션 커머스 홈술닷컴이 지난 1월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MZ세대의 명절 주류 구매 계획‘에 대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68%가 ’설에 주류를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무엇보다 응답자의 63%는 전통주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전통주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은 박재범과 백종원 등 유명인의 전통주 제품의 흥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외식기업 더본코리아를 운영하는 백종원은 최근 얼음에 타 먹는 막걸리 ‘백걸리’를 출시했다. 백걸리는 예산쌀을 사용해 3번의 담금 과정을 거쳐 만든 삼양주다.
보다 앞서 가수 박재범은 원스피리츠 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1월 자신의 이름을 건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를 선보였다. 원소주는 출시 초기부터 품절대란 사태를 빚었다. 일주일간 운영한 팝업스토어에 3만명이 몰렸고, 일주일 만에 론칭 초기 생산 물량 2만병이 완판됐다.
전통주와 함께 전통과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브랜드 자주(JAJU)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 1위~10위 중 9개가 전통 간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9개 제품 판매량만 250만개가 넘는다.
상위 랭크된 제품들을 살펴보면 △달고나 70만개 △발표건빵 50만개 △누룽지과자 30만개 △오란다 20만개 △김부각 18만개 △뻥튀기 17만5000개 △김맛나 15만개 △두부스낵 12만개 △자색고구마맛 미니뻥튀기 10만개 △연근부각 9만5000개 등이다.
전문가들은 유통업계의 복고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주와 전통간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유통업계 전반에 번지고 있는 복고 열풍과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소비 심리 때문”이라며 “레트로 감성이 퍼져나가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즐겨 찾던 전통 과자가 2030 사이에서 새롭고 트렌디한 식품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간식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