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예방, 사업장별 실효성 확보 관건… 정부 도움 필요” 

“중대재해 예방, 사업장별 실효성 확보 관건… 정부 도움 필요” 

기사승인 2022-05-26 17:13:44
정병훈 동아제약 운영지원부 부장이 '동아제약 안전보건관리 체계 및 확보의무 이행 현황'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조직과 역할을 명확히 설정해야 중대재해 예방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26일 정병훈 동아제약 운영지원부장은 쿠키미디어가 주최·주관한 2022 미래행복포럼 ‘중대재해법, 보건의료계 안착하려면’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부장은 동아제약의 안전보건총괄 책임을 맡아, 사업장의 현실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의 간극을 좁히고 제도적 안착을 이끌고 있는 전문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의 위험방지의무를 명시하고, 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이다. 지난해 1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정착 과도기를 고려해 50명 미만 사업장은 2년 유예한 2024년부터 적용되며, 5명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동아제약은 전국에 4개 공장, 12개 지점, 4개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모두 포괄적으로 준수할 수 있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성, 회사의 각 조직에 적용하고 있다.

정 부장이 난제로 꼽은 작업은 사업장 구분이다. 한 기업이 복수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장마다 진행하는 작업이 상이한 경우 개별 사업장에 적합한 관리규정이 필요하다. 가령, 제조공장은 생산 작업 중 기계나 운반차량 등에 의한 부상을 예방할 방안이 필요하고, 판매지점에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

동아제약은 공장과 본사·연구소·지점 등의 특성을 고려해 △본사(연구소)·지점 △천안공장 △대구공장 △이천공장 등 4곳으로 사업장을 구분했다. 이어 경영책임자인 대표이사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두고, 직속으로 안전보건팀을 운영하고 있다. 

정병훈 동아제약 운영지원부 부장이 '동아제약 안전보건관리 체계 및 확보의무 이행 현황'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 부장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이행 과정에서 현장을 모두 직접 들여다보고, 현재 수준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확인했다”며 “두 법률의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추진 과제를 설정해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 하반기에는 이행 현황을 각 사업장별로 현장점검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의 올해 추진 과제는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안전보건 관리체계 및 업무총괄 전담 조직 구축(2명이상) △안전보건 교육 및 현장점검 강화(반기1회) △종사자 의견 청취 △중대산업재해 대비 조치 △제3자 도급/용역/위탁 근로자 안전보건 조치 △유해·위험요인의 확인·개선에 대한 점검 △안전보건에 관한 예산 편성 및 집행 등 8개다.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고안했다. 정 부장은 “과제 이행을 위해 사업장마다 분기통합보고서를 작성, 안전보건팀에 보고하고 결재를 받도록 하고, 책임자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며 “현장 관리감독자들이 매월 안전보건관리 업무점검표를 작성, 실질적인 현장 상황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내부 구성원들의 수용성은 충분히 확보되고 있다는 것이 정 부장의 분석이다. 그는 “과거와 달리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안전한 작업환경 인식 정착을 돕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전 직원의 참여도가 상당히 증진됐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산업현장에 법률이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정 부장은 “동아제약이 현재 갖추고 있는 체계를 만들기까지 자문이나 도움을 받을 정부 담당 부처가 불분명해 어려움이 컸다”며 “기업들이 소통할 수 있는 명확한 창구가 있다면 법률이 조기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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