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 중추를 담당하는 대표작가, 김상열의 개인전이 22일 열린다.
유진갤러리는 6월22일부터 7월6일까지 김상열의 21번째 개인전 ‘디페랑스(Différance)’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유진갤러리와 김상열이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갖는 첫 개인전이다. 전시는 그의 시그니처인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과 윈드 가든(Wind Garden) 시리즈의 신작들을 비롯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온 그의 작품 세계를 다채로운 감각으로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작업한 그의 500호 이상의 대형 트립틱을 선보인다. 아카이브의 형태로 그의 예술적 커리어를 조명하고 회화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김상열은 신비로우면서도 경외심 가득한 자연의 미감을 작가만의 수행적 회화로 담아내는 작가다.
그에게 명성을 안겨준 ‘시크릿 가든’ 시리즈는 관람객에게 비밀스러운 감각을 이끌어 낸다. 시간의 축적이 담겨있는 이 시리즈는 회화를 대하는 작가만의 태도가 녹아들어 깊이를 자아낸다. 최근 한 층 다채로워진 ‘시크릿 가든’의 컬러 시리즈들도 함께 전시해 그 스펙트럼을 넓혔다.
전시는 그의 최근 시리즈인 ‘윈드 가든’을 조명한다. 겨울철 화목난로를 때고 남은 재를 캔버스에 미디엄과 섞어 바르고, 물감을 도포한 후 첩첩이 쌓인 산줄기의 형상을 천천히 드러내는 작업으로, 보다 추상성을 지니며 힌 층 자유로워진 감상을 자아낸다.
서로 다른 농도의 색면(色面)이 중첩되어 완성된 그의 회화는 물성의 시각화보다 근원적 질문을 향해 나아간다. 김상열의 캔버스는 회화적 고민과 자연에 대한 경외가 직조되어 만든 리듬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회화는 본 전시의 제목이자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이야기한 ‘différance’ (차연)의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단순한 의미의 차이가 아니라 계속해서 그 의미가(의미의 확정) 뒤로 연기되는 것을 말한다.
‘흔적은 존재하는 동시에 부재 하는 것이다’라는 데리다의 말처럼, ‘윈드 가든’ 시리즈는 자연, 바람, 산의 흔적을 시간의 흐름과 함께 오감으로 느끼게 한다.
김상열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수피아 미술관 등 다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동양과 서양의 아름다움이 미묘하게 조화시키는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유진갤러리는 ‘Différance’展을 통해 국내외 컬렉터들에게 김상열의 작품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