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생활이 행복하고 축구를 하는 게 너무 즐겁다.”
울산 현대의 주장 이청용은 24일 오후 4시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22’에서 K리그1(1부리그) MVP를 수상했다.
연맹은 지난 17일 K리그 개인상 후보선정위원회를 열어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의 4배수 후보를 선정 및 발표했다. 선정된 후보들을 대상으로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자가 선정됐다.
이청용은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했고, 베스트 일레븐 8차례에 선정되는 등 맹활약했다. 총점 50.34점을 받은 이청용은 포항 신진호(19.40점), 강원 김대원(15.86점), 전북 김진수(14.40점)을 제치고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공격 포인트는 적었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울산의 우승을 이끌었다는 평이 따른다.
이청용은 기자회견에서 “제가 이렇게 큰 상을 수상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MVP를 받았다고 해서 올 시즌이 더 특별하고, 성공한 축구 선수의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제 플레이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고, 많은 응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성공한 축구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팬들의 기대에 만족할만한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주려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언제까지 축구를 할 지는 모르겠지만, 2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서 K리그 팬들 앞에서 매주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에. 최대한 몸 관리를 잘 해서 오랫동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청용은 본인 보다 팀원들이 MVP를 수상할 만한 선수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코, 레오나르도도 활약했다. 후반기에는 마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현우도 언제나 그랬듯이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줬다. 한 명을 꼽기가 참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상이에게 참 미안하다. MVP 자격으로는 저 보다 원상이가 더 울리지 않았나 싶다. 제가 오른쪽 미드필더로 베스트 일레븐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실 그 자리에서 정말 잘해준 선수가 원상이다. 원상이를 잘 도와서 더 멋진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든든한 형이 되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3월 분데스리가2(2부리그) VfL 보훔을 떠난 이청용은 울산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이청용과 울산의 계약은 마무리된다.
그는 “나의 재계약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팀에는 누가 뛰어도 어떤 상대와 맞붙어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감독님께서 팀을 잘 만들고, 잘 이끌어 주기 때문에 누가 경기장에 나서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라면서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울산은 계속해서 우승 트로피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쟁할 것이다. 울산이 17년 만에 우승을 했는데, 다음 시즌에는 징크스나 트라우마 없이 더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보내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청용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놓은 건 아니다. 올 시즌에 리그 우승을 하나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미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라면서 “하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울산에서 생활이 행복하고 축구를 하는 게 너무 즐겁다. 큰 이변이 없다면 내년에도 울산 유니폼을 입을 거라 생각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귀띔했다.
이청용은 절친인 기성용(FC서울)과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에 대해서는 “든든한 친구들 과 함께 K리그에서 뛰고 있어서 즐겁고, 의지가 많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K리그에서 열심히 뛰었고, 이제는 팀의 고참 역할을 하고 있다. 함께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라고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지난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직접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팬들에게 경기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으로 뛸 것이고,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면서 “이제 우리 보다는 가능성이 많은 어린 친구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내준다면, 한국에서도 더 뛰어난 선수들이 배출되지 않을까”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서초=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