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의 가장 잔인한 승부인 ‘승강 플레이오프(PO)’가 2022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K리그는 올 시즌부터 승강팀 수가 ‘1+1’에서 ‘1+2’로 늘어나 시즌 막판 1부 잔류 및 승격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K리그1(1부리그)의 최하위 구단은 K리그2(2부리그) 우승팀과 리그를 바꾼다. K리그1 11위팀은 K리그2 2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K리그1 10위팀은 K리그 3~5위팀의 플레이오프 최종 승자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K리그1팀 입장에서는 최대 3개 팀까지 2부로 강등될 수 있다.
정규리그가 막을 내린 가운데 K리그1 최하위 성남FC는 자동 강등이 확정됐고, 이 자리를 K리그2 우승팀 광주FC가 내년부터 대체한다.
이제 남은 두 자리를 걸고 K리그1 10위 수원 삼성이 K리그2 3위이자 승격 PO 승리 팀인 FC안양을 상대하고, K리그1 11위 김천 상무가 K리그2 2위인 대전하나시티즌과 대결한다. 두 경기 모두 오는 26일에 1차전이, 29일에 2차전이 치러진다.
1·2차전 합산 스코어에서 앞선 팀이 승격한다. 승강 PO에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2경기 내로 승부가 갈리지 않으면 곧바로 연장전을 치르고, 여기서도 승부가 안 나면 승부차기로 운명을 결정한다.
K리그1 10위 수원과 K리그2 3위 안양의 ‘지지대 더비’는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과거 수원은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와 뜨거운 라이벌 관계였다. 수원과 안양 사이에 위치한 언덕에서 이름을 따 ‘지지대 더비’라는 말이 팬들 사이에 자리 잡았다. 이후 LG가 연고를 서울로 옮기면서 끊겼던 지지대 더비는 안양이 2013년 창단하면서 부활했다.
역대 전적은 수원의 우위다. 2013년과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2번 만났는데, 모두 수원이 이겼다.
객관적인 전력은 수원이 앞선다는 평이다. 수원은 벤투호에 발탁된 오현규와 제공권 싸움이 장기인 안병준으로 투톱이 위협적이다. 측면에는 전진우, 류승우 등이 출격 대기 중이다. 최근 2경기 연속 골을 터트리며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미드필더 이종성도 있다.
안양의 수비력도 만만치 않다. K리그2 광주(32실점)에어 최소 실점팀 2위(41실점)에 올라 있다. 조나탄(9골 4도움), K리그2 도움왕 아코스티(7골 11도움) 등 안양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력도 매섭다.
여기에 김경중, 구대영, 김형진 등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대거 복귀했다.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안양의 뎁스도 두꺼워졌다. 정규 시즌에 7골 4도움을 기록하며 안양 공격의 핵이었던 안드리고는 컨디션 회복이 더디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정도다.
또 다른 승강플레이오프인 김천과 대전의 맞대결도 박빙의 대결이 점쳐진다.
김천은 상주에서 연고를 옮겨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 K리그1에 승격했지만,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고,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을 오가는 바람에 정상 전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조규성, 정승현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함된 3기 선수들이 지난 9월 전역하고 새로운 선수들이 입대해 아직까지 호흡을 맞춰가는 상황이다.
기세마저 좋지 않다. 파이널 스플릿B 5경기에서 4무 1패를 거뒀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수원과 맞대결에서 패배하며 분위기가 다소 쳐졌다.
김천이 믿는 건 경험이다. 전신인 상주상무 시절 2013년엔 강원을 누르고 처음으로 1부로 승격한 팀이 됐고, 2017년엔 K리그2 부산 아이파크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잔류했다.
대전은 재창단 3시즌 만에 결실을 맺을 준비를 맞았다. 지난해 ‘마사 신드롬’을 일으키며 승강 플레이오프 최종전까지 갔지만, 강원FC에게 막혀 승격이 좌절됐다. 올해는 아픔을 딛고 승격하겠다는 각오다. 대전이 김천을 제치면, 시민구단 시절이던 2015년 K리그 클래식(1부)에서 강등된 이후 8년 만에 K리그1 무대를 밟는다.
기세는 김천과 반대로 상당히 좋다. 8월 이후 9경기 무패 행진(6승 3무)을 달리고 있다. 그동안 18골을 터뜨렸고, 7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K리그2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고 다이렉트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도전해 체력을 회복하고 경기를 준비한 시간도 길었다. 반면 김천은 K리그1 최종전을 치르고 3일 밖에 쉬지 못했다.
대전의 전력은 K리그1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윌리안(13골 5도움), 마사(10골 4도움), 레안드로(9골 5도움) 등 외국인 공격수들의 득점력이 막강하다. 삼각 편대를 앞세운 대전은 70골로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국가대표 수비수 조유민이 버티는 수비진도 탄탄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