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에서 축구 감독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박 감독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가족들과 상의하고 지금이 내려놔야 될 적당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베트남) 감독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 17일 베트남축구협회(VFF)를 통해 내년 1월까지만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맡기로 결정했다. 오는 12월 개막하는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미츠비시컵)’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끈다.
2017년 베트남 지휘봉을 잡는 박 감독은 2018년 스즈키컵(미츠비시컵 옛 이름)에서 베트남을 1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놨고,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선 8강에 오르는 성적을 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베트남을 사상 처음으로 최종예선에 진출시켰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병행했던 박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성과를 냈다.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베트남의 첫 4강 진출에 앞장섰다.
박 감독은 “저와 베트남 국가대표팀이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잠시 멈춰서 뒤돌아보는 것도 좋을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저와 너무 오랫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동기부여 부분에 있어선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부임하기 전까지 베트남은 잘 몰랐다. 또 감독들의 무덤이다. 외국 감독은 평균 재임기간이 8개월, 매우 길면 평균 1년 6개월에서 2년 사이였다”라며 “제가 부임할 때, 이영진 코치와 동행하면서 ‘1년만 버티고 오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벌써 5년이 지났다”고 되돌아봤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미래에 대해선 전혀 준비된 게 없다. 축구밖에 모르기 때문에 축구 감독으로서의 일에는 분명히 종사할 것이고, 그 일을 할 것은 분명하지만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어떤 곳에서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다”고 대답했다.
한국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에서 해야 될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한국에는 많은 훌륭한 후배들이 열심히 잘하고 있다”며 “한국 축구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헌신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가겠지만 한국에서 축구 감독으로서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박 감독은 “당장은 12월에 중요한 시합이 있기 때문에 이 시합에 집중해야 된다. 이 시합이 끝나고 나면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겠다”고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