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을 가리기 힘든 혈투였다.
FC서울과 전북 현대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 1차전에서 2대 2 무승부를 거뒀다.
올 시즌 트로피와 연을 맺지 못한 두 팀이 만났다. 리그에서 10위로 부진한 서울은 FA컵 우승을 통해 명가 재건의 꿈을 꾸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무관의 위기에 놓인 전북은 자존심 지키기에 나섰다.
이른 시간 서울이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분 일류첸코의 슛이 수비벽을 맞고 나왔지만, 서울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었고, 나상호의 패스를 받은 기성용이 골대 왼쪽을 노려찬 중거리슛이 골문을 갈랐다.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손을 뻗어봤지만, 소용 없었다.
전반 9분 기성용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머리로 연결했지만, 공이 높게 떴다. 전반 14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김주성이 머리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빗맞으면서 송범근이 잡아냈다.
곧장 공격 기회를 잡은 전북이 전반 15분 바로우가 왼쪽으로 침투해 골문 바로 앞에 있는 조규성을 노렸는데, 조규성이 때린 슛이 서울 골키퍼 양한빈에게 막혔다. 운도 좀처럼 따르지 않았다. 전반 30분 혼전 상황에서 전북의 송민규가 골을 넣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득점이 취소됐다.
전북이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2번째 득점도 서울에서 나왔다. 전반 37분 김진야의 얼리 크로스를 조영욱이 머리로 맞춰 득점에 성공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제의 도가니였다.
전반 42분 전북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송민규의 패스를 받은 바로우가 서울의 수비벽을 이겨내고, 왼발로 감아 찬 중거리슛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양한빈이 몸을 날려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에 전북이 동점을 만들었다. 송민규의 헤딩슛이 김진야의 손에 맞았다. 심판은 VAR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조규성이 양한빈을 속이고 왼쪽 골문을 가르며 전반전은 2대 2로 종료됐다.
5분 만에 동점을 만든 전북은 후반전에도 날카로웠다. 후반 19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한교원이 머리로 골문을 노렸지만, 크로스바 위로 지나갔다.
공격이 좀처럼 풀리지 않은 서울은 후반 22분 기성용을 빼고 팔로세비치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양 팀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후반 23분 전북 김보경의 다이렉트 슛은 양한빈이 몸을 날라 막았고, 후반 28분 왼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박동진의 기습적인 선방은 송범근이 쳐냈다. 후반 31분 팔로세비치의 터닝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가 막바지로 가면서 전북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서울은 지키기는 데 총력을 다했다. 전북은 측면을 이용해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서울의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두 팀은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2대 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차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양 팀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전북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홈앤드어웨이로 열리는 FA컵 결승전은 1,2차전 합계 스코어로 우승팀을 가린다. 합계 스코어 동률시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되며, 여기에서도 승부가 가려지지 않으면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실시한다.
서울=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