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에서 전북을 잡아보고 싶다.”
기성용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2022’ 결승전 전북 현대와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약 70분간 소화하며 1골을 기록했다. 서울은 기성용의 활약 속에 2대 2 무승부를 거뒀다.
기성용은 “주중인데도 많은 팬들이 찾아오신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팬들도 박진감 있는 경기를 보셨다고 생각한다. 오늘 승리를 통해서 홈경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으면 좋았겠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성용은 전반 2분 나상호의 패스를 받아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리그에서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한 기성용의 시즌 첫 득점이었다.
기성용은 “올해 골대도 많이 맞추고, 단 1골도 넣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 1골이라도 넣고 FA컵 1차전을 마무리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라며 “이른 시간에 득점이 터지면서 전북이 공격적으로 나오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예상대로 전북이 골을 넣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개인적으론 골이 늦게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일찍 들어가서 전북이 더 공격적으로 나오게 만든 것 같다”고 돌아봤다.
득점 후 ‘헤엄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사실 별다른 의미는 없다. 반대편에 있는 관중석까지 가보려 했는데, 너무 멀었다. (지)동원이가 득점하면 자신에게 달려오라고 했는데, 그건 깜빡했다”라면서 “골을 많이 넣는 선수가 아니라 세리머니를 준비를 못했는데, 즉흥적으로 세리머니를 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득점 외에도 중앙 미드필더로 서울의 공격을 이끈 후반 22분 팔로세비치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다소 이른 교체였다. 안 익수 서울 감독은 “2차전을 대비해 체력을 안배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용도 “코칭스태프 권한이기 때문에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오늘 개인적으론 몸이 상당히 가벼웠고 후반전에도 무언가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교체는 아쉽지만 2차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코칭 스태프에서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나도 그렇고 오스마르도 그렇고 나이가 적지 않기 때문에 2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코칭스태프가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프로 무대에서 데뷔한 기성용은 해외 리그에서 몇 차례 우승 커리어를 쌓았지만, 서울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는 “유럽 리그에서는 몇 차례 우승을 해봤지만, 서울에서는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없어 개인적으로 아쉽다. 어렸을 때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지금의 서울은 과거와 다른 포지션에 있다. 지금이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면 2차전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기성용은 2차전에 대해 “선수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비록 오늘 비겼지만 원정에서 이겨야 하는 경기고 선수들이 마음 편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경기 자체에 대해선 좋았던 점과 좋지 않았던 점을 분석해서, 2차전에선 부족했던 점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2차전에 대해 기성용은 “오늘도 사실 많은 분들이 오셨고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셔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많은 팬 분들이 찾아와 주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리그에서 많이 아쉬운 모습과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날보다 힘겨운 시간들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마지막 경기를 최선을 다해 준비할 때 ‘수호신(서울 서포터즈)’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라면서 “전북과 경기에서 올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원정에서 전북을 잡아보고 싶다. 전북은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오늘 공격적인 모습을 가다듬어서 마지막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