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FA컵 우승으로 자존심을 지켰다.
전북은 30일 전북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2022’ 결승전 FC서울과 2차전에서 3대 1로 승리했다. 1차전을 2대 2로 비긴 전북은 합산 스코어 5대 3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은 FA컵 통산 5번째(2000·2003·2005·2020·2022년) 우승을 기록, 수원 삼성과 대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리그 준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등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전북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아쉬움을 씼었다. 2014년부터 이어진 9년 연속 주요 대회 우승컵을 놓치지 않는 대기록을 이어갔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결승전 멀티골을 포함해 총 4골을 넣은 조규성이 올랐다. 조규성은 득점왕까지 노렸지만, 4골로 동률을 이룬 허용준(포항 스틸러스)보다 출전수가 많아 아쉽게 불발됐다. 감독상은 전북의 김상식 감독이 차지했다. 페어플레이팀상은 울산시민축구단이 받았다.
리그에서 10위로 저조한 성적을 남긴 서울은 FA컵 우승으로 차기 시즌 AC 진출 티켓을 노렸지만 좌절됐다. 전북이 우승하면서 ACL 진출을 리그 4위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돌아갔다.
전북이 전반 11분 바로우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조규성이 로빙 패스를 건네자 김진규가 골대 오른쪽에서 반대편을 향해 넘겼고, 골대 근처에서 도사리던 바로우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바로우에게 전달되는 패스를 막으려고 골문을 비운 양한빈의 선택이 아쉬웠다.
전북은 전반 46분 조규성의 추가골로 한 발 더 달아났다.
바로우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문전에서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마무리해 2대 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끌려가던 서울은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박동진이 추격골을 터뜨렸다. 김진야의 땅볼 크로스를, 기성용의 백힐 패스를 거쳐 박동진의 문전 슈팅으로 이어졌다.
흐름을 탄 서울은 남은 시간 전북 진영을 몰아쳤으나 동점골을 뽑지는 못했다.
부상 선수가 연달아 발생하며 위기를 맞은 전북은 후반 44분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다시 한 번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머리로 김보경한테 넘긴 뒤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 나가며 다시 패스를 받았다. 수비수와 경합 상태에서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니어 포스트를 겨냥해 골문을 갈랐다.
한편 이날 경기 전에는 양 팀 선수단과 관중들이 묵념을 하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