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위로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신 변호사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는 “오늘 페이스북을 끄적거리다 모 매체 기자의 포스팅을 보고 놀랐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말했다.
해당 글은 박 구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만 53세까지 뭐 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고, 정치 입문 뒤에도 구의원 한 번 하고”라는 글은 “어떻게 구청장으로 당선됐는가” “왜 이리 점점 정치인들 수준이 떨어지느냐”고 박 구청장을 겨냥하는 듯 보였다.
신 변호사는 해당 글을 읽고 “박 구청장을 두고 하는 말임을 바로 알아차렸다”며 “아이들이 사는 곳이 용산이어서 이 인연으로 지난해 박 구청장을 처음 만났는데 진솔한 사람이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언행이 완전히 일치했고 그만큼 성실했다”며 “나는 평소에 분열된 한국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여성적 리더십’이 보다 많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믿는 사람인데 박 구청장이야말로 그런 리더십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가 구청장 업무를 시작한 후 지난 8월 단 한 번 구청장실로 방문했다”며 “박 구청장은 쓸데없는 권위의식을 없애기 위해 구청장실을 어떻게 개조했는지 설명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이렇듯 박 구청장과의 인연을 설명한 신 변호사는 이날 아침 박 구청장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박 구청장이)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하나 언론의 일부 왜곡된 보도에 큰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며 “나는 그에게 ‘겨울보리’가 되라고 했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보리는 겨울 삯품에 죽은 듯이 엎드려 절대 고개를 들지 않는다”며 “누가 발로 밟건 상관하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돼서 비로소 기지개를 켜고 튼튼하고 파란 싹을 키워 올린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모든 잘못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인식을 유지하며 망자나 유족을 향해 절절한 반성의 염을 계속 표시해야 마땅하다고 했다”며 “다른 모든 것은 그다음으로 미루라고 하자 박 구청장은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