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최하위 탈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한화는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뒤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특히 최근 3시즌 동안 최하위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삼켰다. 올 시즌 성적은 46승 2무 96패(승률 0.324)로 구단 사상 최다패, 10구단 체제 최저 승률 등 불명예 기록을 여럿 썼다.
지난해부터 시도한 리빌딩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한화는 2021시즌을 앞두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하며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선수단을 꾸렸다. 하지만 기대치에 걸맞게 성장한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투자도 다소 인색했다. 지난해 겨울 팀의 취약 포지션인 외야에 대어들이 쏟아졌지만,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소화했다. 그 결과 한화의 올 시즌 외야진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3.41로 최하위에 그쳤다.
결국 한화 구단은 최하위 탈출을 위해 공격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정규시즌이 끝나자마자 손혁 단장을 선임하고, 전력보강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마침 샐러리캡도 여유분이 있었다. KBO의 발표에 따르면 한화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50억5946만원으로, 다음 시즌부터 적용하는 샐러리캡(114억2638만 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모기업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LG 트윈스 외야수인 채은성을 계약기간 6년 총액 90억원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투수 정우람, 심수창에 이은 7년 만의 외부 FA 영입이다. 내부 FA인 불펜 투수 장시환도 계약기간 3년 총액 9억3000만원에 잡았다.
한화는 채은성을 품으며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채은성은 외야와 1루수가 가능한 멀티 자원으로, 한화는 약점인 외야 한 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됐다. 채은성은 올 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 12홈런 8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1 등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한화 구단은 “팀 내 공수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선수로 판단해 영입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화는 ‘FA 최대어’ 양의지도 노렸다. 중심축이 없던 한화는 양의지를 영입해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보려 했지만, 양의지는 계약 기간 최대 6년(4+2년) 총액 152억원에 친정팀 두산 베어스로 향했다.
비록 양의지 영입전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한화의 선수 보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격수 공백을 해결해야 하는 한화다. 최근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음주 운전 적발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내야에 큰 구멍이 생겼다. 현재 FA 시장엔 노진혁, 김상수, 오선진 등 베테랑 유격수가 많이 있다. 이와 관련 손혁 한화 단장은 구단을 통해 “스토브리그가 진행 중인 만큼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