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부는 먼저 영빈관 2층 리셉션장에서 참석자들을 맞이해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2골을 넣은 조규성 선수에게 “헤딩 너무 잘 봤어요”라며 크게 웃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는 “우리 감독님 고맙습니다. 저도 2002년에 문학경기장에서 포르투갈 경기하는 거 직접 봤습니다. 직접 뛰셨다면서요. 끝나고 같이 보러간 사람들끼리 얼마나 파티도 하고 그랬는지…”라며 반겼다.
이 자리에서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는 포르투갈전 승리 때 착용한 노란색 주장 완장을 윤 대통령 왼팔에 직접 채워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손흥민 선수가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어려운 경기를 잘 해낸 것처럼 저도 대통령으로서 국가가 어려운 일에 처할 때마다 모든 책임을 가지고 일을 잘 하겠다”라며 “여러분이 보였던 투혼, 저도 보이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환영 만찬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대회 주요 영상 시청, 윤 대통령 환영 인사, 벤투 감독과 손흥민 선수의 답사, 선물 증정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 오른쪽에 벤투 감독이, 김 여사 왼쪽에 손흥민 선수가 각각 앉았다.
윤 대통령은 환영 인사에서 “여러분은 우리 국민에게는 이 월드컵 우승팀”이라면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커다란 울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통해 세계 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다”며 “여러분은 운동선수를 넘어 평화의 전도사”라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의 축구 인생에서 더욱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기를 바란다”며 “국민을 대표해 고생하고 오신 여러분들에게 소찬이나마 함께하고 고생한 얘기를 좀 듣는 것이 하나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선 더욱 좋은 조건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정부를 대표해 여러분을 더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사말 도중 감격한 듯 목이 메기도 했던 윤 대통령은 ‘우리 월드컵 대표 선수단과 벤투 감독님의 건승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벤투 감독은 “대표팀에서 4년이 좀 넘는 긴 여정이었는데, 같이 한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 초대해주시고 환영해주신 대통령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4년간의 여정 동안 굉장히 행복했다”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커리어에도 행운이 있기를 빈다. 한국 국민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빈다”고 말했다.
손흥민 선수는 “4년 동안 많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선수들의 노력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많은 환영을 받았다”며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앞으로도 저희 선수들은 이 기억을 잊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더욱더 빛나게 할 수 있도록 축구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노력을 할테니 지금처럼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잘 지켜봐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이강인 선수는 선수단을 대표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선수들이 직접 사인한 축구공과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만찬 뒤 “하나의 목표를 향해 4년간 함께 땀 흘리고 노력한 결과로 16강이라는 소중한 열매를 맺게 됐다”며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으로 국민의 뜨거운 응원에 보답해 준 데 대해 팬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21명의 선수단과 벤투 감독 등 코치진, 조리사와 팀 닥터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은혜 홍보수석과 안상훈 사회수석이 배석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두 번째 16강행을 달성한 축구 국가대표팀과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만찬”이라고 설명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