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4위라는 순위도 ‘윌러’ 김정현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김정현의 소속팀 리브 샌드박스(리브 샌박)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디플러스 기아(DK)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완승했다. 1라운드 0대 2 패배를 설욕한 이들은 7승(3패)째를 기록하며 DK를 밀어내고 리그 4위에 자리했다. 공동 2위 젠지e스포츠, KT 롤스터와의 격차도 득실 내로 좁혔다.
김정현은 “‘애니’와 같은 새로운 픽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혼란도 많이 있었다. 걱정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사전에 생각했던 경기력이나 구도가 어느 정도는 다 들어맞아서 만족스럽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다른 팀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번 패치가 바텀 구도 뿐만 아니라 정글 티어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는 패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정현은 1라운드 뼈아픈 패배를 안긴 DK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지다고 털어놨다. 그는 “1라운드 맞대결은 사실 준비도 잘 되어 있었고,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면 좋을지 게임 패턴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경기를 하고 또 긴장해서인지 게임 내에서 미숙한 판단을 했다”며 “리그가 진행될수록 긴장이 풀어지면서 다시 만나도 이길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 시원하게 복수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김정현은 1라운드와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된 것에 대해선 승리를 거듭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고, 이를 통해 여유로운 판단과 침착한 판단을 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2세트 DK가 바텀 주도권 조합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반면, 리브 샌박은 비슷한 색깔의 조합을 구성해 1세트를 따냈다. 김정현은 “1세트 같은 경우에는 바텀 주도권으로 우리가 굴리는 조합이었는데, 그간 굉장히 연구를 많이 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이 탄탄해졌다”며 “2세트엔 상대가 공격을 하고 우리가 수비를 해야 할 입장이었다. 초반엔 상대 턴을 살리면서 우리가 이득을 챙기거나 아니면 초반 상황을 비슷하게 가져가더라도 결국에는 우리 조합이 더 좋다는 마음이 있었다. 최대한 급해지지 않고 상대가 실수하는 걸 받아치려 했다”고 전했다.
베테랑이 즐비한 DK보다 더욱 유연한 운영을 펼친 것에 대해선 “동료들의 연령대가 다들 비슷하다보니 소통이 원활하다. 무엇보다 감독, 코치 분들이 굉장히 이성적으로 피드백을 잘 해주신다. 확실한 정답을 많이 제공 해주시는데, 피드백을 받고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하고 이러저러한 경우의 수를 연습하다보니 자연스레 (운영이) 는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리브 샌박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당초 ‘4약’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예상 밖의 파란을 일으키며 상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누구 한 명 빠짐없이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주고 있다. 각자가 깊게 자신의 라인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한 것 같다”면서 “나 같은 경우는 경기 이해도가 부족한 편이었다. 그간 게임의 핵심을 알기 위해 연구해왔는데 드디어 빛을 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벌써 적잖은 수확을 거둔 셈이지만, 김정현은 “지금의 성적에 절대 만족하지 못하겠다”면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나아가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리브 샌박의 다음 상대는 단독 선두 T1이다. 지난 17일 1라운드 맞대결 당시에는 리브 샌박이 1대 2로 패했다. 김정현은 “T1전 패배 후에 상대방의 위치, 상대방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침착하게 생각하자고 피드백했다”면서 “LCK 내에서 유리한 구도를 가져갔을 때 가장 잘 굴리는 팀은 T1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더 예민하고 감각적으로 상대방의 수를 막아야 된다. 불리한 구도가 최대한 나오지 않게 연구를 많이 해야 될 것 같다”고 경계했다.
그는 “T1전 너무 아쉽게 졌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뼈아픈 패배였다. 계속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겠다. 스프링 1라운드 반짝하는 팀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계속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