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헛되지 않은 리빌딩, 남은 목표는 정상 [V리그]

현대캐피탈의 헛되지 않은 리빌딩, 남은 목표는 정상 [V리그]

기사승인 2023-04-04 03:23:37
올 시즌을 준우승으로 마감한 현대캐피탈.  한국배구연맹(KOVO)

현대캐피탈의 리빌딩이 종착지까지 다다랐다. 이제 남은 목표는 정상 탈환이다.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대한항공과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대 3(25-23 25-13 22-25 17-25 11-15)으로 패배했다.

앞선 두 경기를 연달아 내줬던 현대캐피탈은 3차전에서 두 세트를 먼저 따며 반등을 노렸지만 끝내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비록 고지 앞에서 무너졌지만,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캐피탈은 2020~2021시즌 1라운드 도중 체질 개선에 나섰다. 팀의 주축 선수 일부가 군복무에 들어가고, 베테랑의 노쇠화가 이어지자 리빌딩을 돌입했다. 당시 주장이자 팀의 최고 스타인 신영석(한국전력)을 비롯해 베테랑들을 여럿 트레이드하면서 유망주들을 대거 품었다. 당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을 통해 변화를 꾀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미래 자원을 얻어냈지만 댓가는 혹독했다.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성적은 바닥을 쳤다. 2020~2021시즌에는 6위에 머물더니, 지난 시즌에는 7위로 구단 창단 최초 최하위라는 굴욕을 맛봤다.

두 시즌 동안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신이 가득했다. 최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우승할 수 있는 적기”라고 표현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전광인, 에이스로 성장한 허수봉, 7년 만에 돌아온 오레올을 필두로 상대 팀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정규리그 막판까지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5라운드 들어 대한항공이 2승 4패로 부진했다. 이 사이 현대캐피탈은 5라운드에 3연승을 포함 5승 1패로 호성적을 거뒀고, 두 팀의 격차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비록 6라운드 맞대결에서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에게 패배하면서 대한항공에 1위 자리가 넘어갔다.

현대캐피탈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성장의 밑거름을 쌓았다.

팀의 주포인 전광인이 6라운드 도중 부상을 당해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이 자리를 이시우, 김선호 등이 번갈아가면서 자리를 메꿨다.

포스트시즌 기간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세터 김명관이었다. 신영석과 트레이드로 한국전력에서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은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 자리를 얻어냈지만, 성장이 더뎠다. 올 시즌에는 신인 이현승에게 밀려 주전 자리도 내줬다. 이현승이 위기에 처할 때 마다 보조하는 역할로 코드를 밟는 경우가 잦았다.

터닝 포인트는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그는 세터 포지션임에도 무려 8점을 뽑아냈는데, 5점이 블로킹 득점이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도 여럿 차례 선보여 팀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이후에는 포스트시즌에서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찼다. 이전까지 약점으로 지적받던 토스도 많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허수봉은 팀의 완벽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진하기도 했지만 현대캐피탈의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을 확실히 꿰찼다. 올 시즌 득점 7위(582점), 공격 종합 6위(52.83%), 오픈 성공 3위(46.70%), 후위 공격 8위(53.31%) 등 공격 지표에서 대부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대한항공이라는 높은 벽에 가로막혀 현대캐피탈은 가로 막혔지만, 다음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컨텐더가 될 전망이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이번 챔피언결정전전에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지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 이제 세대교체를 통해 더 강해진 현대캐피탈의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고 흡족해했다.

천안=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