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 ‘젊은 감독’들이 모여들고 있다.
올 시즌 프로농구를 이끈 10개 감독의 평균 연령은 51.3세로, 2021~2022시즌(52.9세)에 비해 어려졌다. 구단들은 기존의 잔뼈가 굵은 50~60대 감독들을 대신해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40대 감독들을 선임했다. 창원 LG가 조상현(46) 감독을, 울산 현대모비스가 조동현(46) 감독을, 서울 삼성에서 은희석(45) 감독을 선임한 게 대표적이다.
이런 흐름은 차기 시즌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원주 DB는 지난 12일 김주성(43)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DB의 ‘레전드’로 불리는 김 감독은 200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해 16시즌 동안 원주에서만 뛴 ‘원 클럽맨’이다. 그는 DB에서 정규리그 1위 5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를 달성했고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MVP도 각각 2회씩 수상했다. KBL 역사상 유일하게 1만 득점과 1000 블록을 모두 달성한 선수다.
김 감독은 2019년부터 DB의 코치를 맡다가 지난 1월 이상범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를 결정하면서 감독 대행을 맡게 됐다. 감독 대행으로 거둔 성적은 25경기 11승 14패로 준수했다. 당시 9위였던 DB를 7위까지 끌어올리며 시즌 막바지까지 플레이오프 경쟁을 했다.
김 감독은 감독 대행 때 ‘트리플 포스트(빅맨 3명 사용)’를 주 전략으로 내세웠다. 현역 시절 트리플 포스트로 정상에 섰던 김 감독은 ‘DB 산성’ 재건을 목표로 리그에 도전장을 내민다.
8위로 시즌을 마무리 한 KT는 14일 서동철 감독과 5년간의 동행을 마쳤다. 대신 송영진(44) 수석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마산고, 중앙대를 거친 송 감독은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창원 LG에 입단해 2005년 KT의 전신인 부산 KTF(현 수원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15년 선수 은퇴 이후에 KT, 연세대, 휘문고 등에서 코치를 지냈고 지난해 5월 KT의 부름을 받아 수석코치를 맡았다.
송 신임 감독은 DB의 김 감독과 달리 감독으로 프로 무대에서 보여준 부분이 없지만 선수 육성에는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KT 구단 측은 “하윤기를 지도하여 1년 만에 정상급 센터로 성장시키는 등 선수 지도와 육성 능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전체 2순위로 KT에 입단한 하윤기는 올 시즌 51경기를 뛰며 15.3점 6.4리바운드를 기록, 득점이 전년도(7.0점)에 비해 2배 올랐다.
농구계는 젊은 감독들의 러쉬를 반기고 있다. 젊은 감독들이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베테랑 감독들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프로농구에서 다양한 전술을 볼 수 있을거란 전망이 뒤따른다. 또한 감독들 연령이 다소 낮은 만큼 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농구계 관계자는 “기존까지는 지도력이 뛰어난 감독들이 팀을 옮겨 다니면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유지해왔다. 이로 인해 젊은 인물들이 나오기 힘들었던 게 현실”이라면서 “지금 프로 무대에 뛰어든 40대 감독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들이 잘해줘야 프로농구에서 다양한 인물과 모습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