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이 원소속팀 흥국생명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흥국생명 구단은 16일 “김연경과 총 보수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 옵션 3억원)에 1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여자프로배구 역대 최고 조건이다.
흥국생명에서 6시즌을 뛰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유 계약(FA) 선수 신분을 획득한 김연경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만 35세의 나이에도 669점(리그 5위), 공격 종합 45.75%(리그 1위)을 기록해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리시브 효율 9위, 디그 10위에도 오르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한 때 은퇴도 고려하기도 했지만, 현역 연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0일 정규리그 시상식에 MVP를 수상한 뒤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하고 싶다”며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현대건설과 연결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결국 ‘친정팀’ 흥국생명에서 다시 한 번 통합 우승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트로피는 놓쳤지만,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연경은 “내 생애 처음 맞이하는 FA라 생각이 많았다. 감독님의 시즌 구상 계획이 내 마음을 결정하게 만든 큰 이유”라면서 “지난 시즌 6000석을 가득 채워준 팬들의 함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에 아쉽게 놓친 우승컵을 다음 시즌에는 꼭 들어 올리고 싶다. 또한 그동안 많은 배려를 해주신 흥국생명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은 배구 선수로서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 등 많은 부분에 있어서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라 생각한다. 이런 선수와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프랜차이즈 스타 김연경과 FA 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기쁘다. 김연경과의 계약은 다음 시즌 통합 우승으로 가는 첫 단추를 채운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명문구단으로서 팬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흥국생명은 현재 세터와 미들블로커 보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연경이 흥국생명 잔류를 택하면서 여자부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아직 시장에는 한국도로공사의 박정아, 배유나를 비롯해 황연주, 황민경, 김연견(이상 현대건설), 김희진, 김수지(이상 IBK기업은행) 등이 남아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