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연패 탈출에 성공한 농심 레드포스가 내친김에 T1전 승리까지 바라본다.

농심은 8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정규리그 2라운드 리브 샌드박스(리브 샌박)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8연패 탈출에 성공한 이들은 시즌 2승(8패)째를 신고하며 최하위 탈출의 실마리를 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허영철 농심 감독은 “정말 오랜 연패 끝에 승리를 취하게 돼서 너무나도 기쁘다. 2라운드 첫 시작을 좋게 시작했다. 2라운드 연승을 이어가면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피에스타’ 안현서는 “팀원들과 함께 연패를 끊게 돼 굉장히 좋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농심은 최근 승수를 쌓진 못했지만, 경기력은 꾸준히 우상향을 그렸다. 허 감독은 지난 1라운드 DRX와의 맞대결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1경기를 쉽게 잡고 2, 3세트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수도 연달아 나와 그런 것들을 최대한 방지를 하려고 했다. 당시 서로 실수를 하기 때문에 너무 급해지지 말고 상대 실수를 캐치해서 잘 해보자는 말을 많이 했다”면서 “오늘 2경기는 후반 한타에서 우리가 강했기에 불리한 타이밍에서 잘 참고 버텨야 했는데, 급해지지 않고 그 부분을 잘 수행했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허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쿼드’ 송수형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쿼드 선수가 들어온 뒤에 선수단 전체적으로 운영이 늘었다. 운영은 보완이 됐고, 남은 부분은 라인전이나 상대 정글의 위치, 초반 설계였다. 한화생명전에서는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오늘은 운영도 괜찮았고 라인전도 제법 잘해줘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송수형과 주전 경쟁을 벌이다 최근 다시 선발 출전하고 있는 안현서 역시 “서머 시즌에 쿼드 선수가 들어오면서부터 운영적으로 많이 배웠다. 비로소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됐을 때 감독‧코치님이 기회를 주셨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신예 원거리 딜러 ‘지우’ 정지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지우에 대해 “한 마디로 표현하면 짐승 같았다”면서 “항상 공격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고 느꼈다. 승을 따지 못해 동기부여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꾸준한 개인 면담을 통해서 마음을 잡아주려고 노력했다.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심의 다음 상대는 4위 T1이다. T1은 ‘페이커’ 이상혁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최근 2연패에 빠져있다. 농심은 앞선 1라운드 맞대결에서 이상혁이 선발 출전한 T1을 상대로 분전한 바 있다. 상승세를 탄 최근 경기력이라면 T1을 상대로 승수를 수확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허 감독은 “선수 로스터가 바뀌었지만 방심하지 않고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패치 버전도 바뀌기 때문에 메타를 빨리 파악하고 잘할 수 있는 구도를 캐치해 연습해야 한다. 잘만 닦아서 간다면 2라운드 때는 더 할 만 하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잘 해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혁이 없다면 T1이 이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눈에 보이는 건 교전이다. T1은 한타 교전 설계나 교전 센스 자체가 되게 높은 팀이다. 교전은 합이 잘 맞아야 하고 포지션을 미리 짜는 것이 핵심이다. 신인 선수와 이를 맞추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안현서 역시 동감했다. 그는 “페이커 선수가 T1에서영향력이 많이 크다고 생각한다. 비교적 어린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페이커 선수가 없다는 게 크게 작용할 것 같다. T1이 개인 기량이 뛰어난 팀이라고 생각하지만, 페이커 선수의 영향력을 못 받는다면 우리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허 감독은 “이번 승리를 위해 끝까지 슬퍼하고 응원해주신 팬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단도 정말 힘들었을 텐데 쉬는 날 없이 계속 연습에 매진한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2라운드, 더욱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현서는 “기나긴 연패를 끊기까지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신 팬 분들에게 감사한다. 지칠 만도 한 데 계속 간절하게 연습하면서 발전한 팀원과 감독, 코치님들께 모두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