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61)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직위) 취업심사에서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대부금융협회장 공백이 우려된다.
‘대부금융협회정상화추진위원회’는 임승보 전 회장 사유화와 협회 단수 추천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며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대부금융업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김태경 대부협회장 후보에 대한 취업을 부결했다.
금감원 4급(선임) 이상 퇴직자들은 퇴직일로부터 원칙적으로 3년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다만, 퇴직 전 5년간 담당업무와 취업하려는 기관에서 맡는 업무 간 관련성이 없는 등 사유를 인정받으면 취업할 수 있다.
김 전 국장은 한국은행 입사 후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겨 여전감독국장, 저축은행감독국장, 상호금융협력관 등을 역임했다. 2022년 1월11일 2급으로 퇴임해 아직 제척 기간이 남았다.
대부협회는 ‘김 전 국장이 맡았던 업무가 협회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직위는 ‘제척 기간이 남아있는 데다 관련성이 없다고 보긴 힘들다’고 판단했다.
대부협회는 오는 3월 총회를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후보에 대해 결정된 건 없다”며 “이번 주 내로 회추위를 재소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원사들은 협회 대응에 반발하고 있다.
협회 회원사로 구성된 조직인 대부금융협회정상화추진위원회는 회원사, 업계 등 262명의 서명을 취합해 금융감독원에 대부금융협회 및 임승보 회장과 관련된 민원을 금감원과 국민권익위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추진위 관계자는 “최고금리, 불법사금융, 명칭 변경 등 업계 현안은 외면한 채 장기집권에만 몰두, 협회를 사유화해 ‘협회비 축내기’만 몰두하고 있어 협회 정상화를 이뤄내기 위해 서명을 모았다”며 “특히 최근 금융당국으로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임기 말까지 업계를 기망, 회추위를 통한 복수 후보를 선정해 공정하게 차기 회장을 선정하자는 제안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단수 후보 추천을 강행하는 등 임기 말까지 사유화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협회장 내정자가 윤리위원회에서 취업 승인을 받지 못해 급히 이사회를 개최해 오늘 차등 후보로 교체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일찌감치 우려됐던 부분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업계에 앞으로의 위기까지 떠앉기고 가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