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 시즌’ 비트코인, 투자업계 전망 ‘제각각’

‘반감기 시즌’ 비트코인, 투자업계 전망 ‘제각각’

수요 대비 공급 감소 ‘반감기’…“비트코인 강세 전망”
“반감기, 비트코인 가격 상승 보장하지 않아” 투자주의 주장도

기사승인 2024-04-03 14:00:14
쿠키뉴스DB

최근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원화 기준 1억원을 넘나들면서 횡보세를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달말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시즌’을 주목하는 상태다. 채굴되는 비트코인이 줄어들면서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30% 내린 6만6661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도 3.37% 하락한 9673만원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1월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과 거래를 승인한 영향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상장 첫날 46억달러 가량 거래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등에서 출시한 관련 ETF 상품이 이를 견인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4일 사상 최고가인 7만300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면서 6만달러 중반대까지 되돌아갔다. 이는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GBTC'에서 상당 규모의 자금이 유출된 게 배경으로 지목된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GBTC에서 예상보다 높은 금액인 3억260만달러가 순유출됐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시선은 비트코인의 반감기 시즌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일종의 이벤트를 말한다. 채굴자에 의해 일정 시간 간격으로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면,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해당 보상은 초기엔 매우 높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절반으로 감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반감기 현상이라고 부른다.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반감기 시즌에 맞춰 오름세를 시현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화투자증권은 반감기는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수요 대비 공급이 감소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라는 의견이다. 

한화투자증권

일례로 첫 번째 반감기인 지난 2012년 11월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전후 1년 동안 7462% 올랐다. 아울러 2016년 7월과 2020년 5월 반감기에는 각각 258%, 559% 급등했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0년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은 하루 약 900개가 생성되는데, 이번 반감기가 지나면 채굴 보상이 줄면서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도 반감기 이후 지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라고 분석했다.

모건 크릭 캐피털매니지먼트의 헤지펀드 매니저 마크 유스코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큰 움직임은 반감기 이후에 일어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반감기 이후 9개월 동안 포물선을 그린다. 추수감사절 및 크리스마스 시기가 되면 정점에 이른 비트코인 가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비트코인 반감기에서 상승세가 담보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반감기가 비트코인 상승의 주요 동력이었다고 해도 반감기 때마다 상승률이 축소되고 있어서다. 앞서 살펴본 지난 사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초기에는 유통 물량 대비 신규 채굴 물량 비중이 상당히 컸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반감기 전까지 비트코인의 93.75%가 채굴될 예정이다. 신규 채굴되는 비트코인 양은 유통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반감기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감기 자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에서 예측하는 비트코인 반감기 시점은 이달 19~22일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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