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가 ‘의대 증원 취소소송’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는 사법부의 현명한 결정에 힘입어, 더 이상의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이날 의대생과 전공의, 교수 등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중단해달라며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배정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 대해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 총리는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아직 본안 소송이 남아있지만 오늘 결정으로 정부가 추진해온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이 큰 고비를 넘어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재판부 판단을 토대로 이달 말까지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포함한 대입 시행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당초 예정대로 5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하고 각 대학별 모집 인원을 발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2000명’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계가 통일되고 합리적·과학적인 의견을 제시한다면, 언제라도 정부는 정원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그분들(의료계)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발표했다”며 “그 입장은 지금도 전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법원 결정이 기각·각하되면 의대 교수들이 1주일 휴진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19개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 혹은 각하될 경우 1주일 휴진을 실시하고, 매주 1회 휴진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하는 관행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제자들을 길러내고, 환자를 치료하는 본분으로 돌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제 의료계도 소모적인 갈등과 대정부 투쟁을 거두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와 논의에 동참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해서도 “이제는 돌아와야 한다”며 “사법부 판단과 국민 뜻에 따라 집단행동을 멈추고 병원으로 복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