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시설물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인명 및 재산피해로 이어진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제도는 있으나, 안전사고는 줄어들기는커녕 매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시설물의 안전사고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 안전의식 결여로 인한 사회적 재난(인재)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오송지하차도 참사(2023년)와 검단(2023년) 및 광주(2022년)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의 붕괴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역설적으로 이런 사고의 증가는 재난안전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신기술 혁신은 산업계를 넘어 사회 곳곳으로 확대·적용되는 추세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도 이런 흐름에 맞춰 첨단 신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는 드문 상황이다.
학계 및 업계 관계자들은 첨단기술의 도입을 위한 예산문제와 신규기술 도입시의 거부감, 그리고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안전의식 결여문제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여전히 낙후된 관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안전사고도 매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한 중소기업이 기존의 시설물 안전관리 기술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도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재난안전관리 전문업체 아신씨엔티(주)는 최근 ‘안전블랙박스’라는 재난안전 제품을 개발했다. 안전블랙박스는 시설물의 기울어짐, 가라앉음, 균열, 지진감지, 부재의 내구성 등 시설물 안전상태 변화를 기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시 노후건축물, 교육시설물에 설치가 완료됐으며, 최근 마사회, 대구시설공단, 경기도 및 충청남도 교육시설물에 설치되고 있다.
안전블랙박스는 시설물의 안전점검 항목인 기울어짐과 균열 조사항목 이외에도 초음파센서를 이용해 내구성을 평가한다.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시설물의 안전상태까지 점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아신씨엔티는 “현재 시설물의 정기적인 안전점검이 육안으로 점검하는 방식을 첨단 센서로 디지털 관리함으로써 지진 등과 같은 이상기후가 발생하더라도 시설물의 안전상태 변화를 즉시 판단할 수 있다”면서 “시설물에 부착돼 관리되는 동안 기존의 안전점검 비용 내에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행중인 시특법은 시설물의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점검자의 눈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연 2회 이상 시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블랙박스는 시설물에 부착돼 실시간으로 안전상태를 기록함으로써 안전상태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시설물 상태에 대한 이력과 디지털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