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아무리 재밌어도…” 변기 한참 앉아있다 ‘이 병’ 걸린다

“휴대폰 아무리 재밌어도…” 변기 한참 앉아있다 ‘이 병’ 걸린다

기사승인 2024-06-07 15:29:48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휴대폰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항문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문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화장실을 사용할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항문으로 혈액을 심하게 쏠리게 해 치핵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7일 조언했다.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 ‘치핵’ 위험 높여

치핵은 항문 점막 주위에 돌출된 혈관 덩어리를 말한다.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아우르는 치질의 70~80%는 치핵에 해당한다.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이나 항문의 염증으로 구멍(누공)이 발생한 ‘치루’와는 다르다. 

김문진 교수는 “치핵의 약 40%는 증상이 없지만 혈변이 있거나 혈전이 동반된 경우 통증이 있을 수 있고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변이 속옷에 묻는 경우가 있다”며 “출혈은 대개 통증이 없고 주로 배변 활동과 동반돼 나타나는데 대변 끝에 붉은 피가 같이 묻어나오는 형태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치핵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유전적 소인과 잘못된 배변 습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설사 등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골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하는 사례가 많다. 

치핵 진단은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직장수지검사로 확인되지 않을 땐 항문경 검사를 시행한다. 빈혈이 심하거나 40대 이상에서는 종양 또는 다른 장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내시경을 진행하기도 한다. 

치핵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좌욕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은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출혈이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 △가려움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피부가 늘어져 불편하거나 제거를 원하는 경우에 이뤄진다. 

치핵 수술, 국내 3번째로 많이 시행…40대 압도적 1위 

치핵 수술은 국내에서 백내장 수술과 일반척추 수술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치핵 수술 환자는 15만6432명이다. 백내장과 일반척추는 각각 73만5693명과 20만3902명이다. 특히 40대에서 3만3310명이 수술을 받아 2위인 자궁절제술(1만7110명)과 3위인 담낭절제술(1만674명)보다 약 2~3배 많은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치핵 수술 방식은 △돌출된 치핵 조직을 수술적으로 절제하는 방법 △원형 자동문합기로 상부 항문관의 점막이나 점막하층을 절제 또는 고정해 돌출된 치핵 조직을 항문관 안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방법 △치핵 동맥의 결찰을 통해 치핵을 치료하는 방법 등이 있다. 

치핵, 항문암으로 진행?…사실 아냐

간혹 치핵을 포함한 치질이 오래되면 대장암 등 항문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치루의 경우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치질과 항문암이 공통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이라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이나 검진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20~30g의 섬유질과 1.5~2ℓ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변기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이나 독서 등은 피해야 한다. 또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의 복용을 삼가고, 증상이 발생하면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게 좋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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