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인데, 신인 같지 않다. LCK에서 가장 뜨거운 메타인 AP 정글을 자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곧바로 적응할 것 같은 선수기도 하다. POG(최우수선수) 단독 1위에 오른 ‘루시드’ 최용혁의 얘기다.
디플러스 기아는 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농심 레드포스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0 완승을 거뒀다. 2연승에 성공한 디플러스 기아는 4승(1패)째를 올리며 3위로 올라섰다.
이날 ‘루시드’ 최용혁은 1세트 리신, 2세트 마오카이를 잡고 협곡을 종횡무진 누볐다. 2세트에는 환상적인 이니시로 팀 승리 주역이 되며 POG(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최용혁은 “농심전, 잘 준비해서 깔끔하게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2-0으로 이겨서 기분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농심전 준비에 대해 최용혁은 “농심에 미드 AD 매치업, 트리스타나-코르키를 안 주면 될 것 같았다. 미드 저격밴 위주로 준비한 점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심은 미드 저격밴을 당하자 블루 1픽으로 흐웨이를 택했다. 이에 최용혁은 “상대가 당황한 것 같더라. 흐웨이 픽을 보면서 놀랐다”고 했다.
승리에도 최용혁은 아쉬운 점을 먼저 말했다. 1세트 리신 플레이에 대해 그는 “탑·정글 2대2 등 리신을 너무 오랜만에 했는지 아쉬운 플레이가 계속 나왔다”라며 “원래 구도대로 했으면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는데 혼자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용혁은 2세트 AP 정글이 다수 살아있음에도 마오카이를 택했다. 최용혁은 이날 경기 포함해 12세트 중 AP 정글을 4번(니달리 3회·마오카이 1회) 플레이했다. 이를 묻자 “트리스타나-마오카이는 되게 좋은 조합이다. AP 정글이 떠오르고 있지만, 마오카이는 안정감이 남다르다”고 평했다.
이어 최용혁은 AP 정글 준비 과정 및 메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대회에서는 니달리만 사용했지만 다른 AP 정글도 가능하다. 메타에 잘 적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많이 배우고 있다. 자신감도 크다”면서 정글 자이라에 대해 “강점이 많은 챔피언이다. 정글링이 빨라서 턴도 빠르게 온다. 탱킹, 포킹, 속박 등 여러 좋은 점이 많다”고 평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T1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4승1패를 기록 중이다. 이에 최용혁은 “형들이랑 더 친해진 점이 크다. 대회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연습 때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대회에 좋게 작용했다”라며 “2020 담원까지는 아니다. 아직 배워야 할 점도 많다. 나만 더 잘하면 된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2세트 POG를 받은 최용혁은 500점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신인임에도 팀 중심으로 우뚝 선 그는 “알게 모르게 1등이 욕심난다. 1세트 하면서 POG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2세트 잘 풀리면서 POG를 수상했다”고 돌아봤다.
경계되는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최용혁은 “젠지, T1이다. 젠지와 얼른 붙고 싶다. 기대된다”라며 1라운드 패했던 T1에는 “다시 만나서 복수하고 싶다”고 답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7월 1주 차 휴식기 전에 광동 프릭스(3승1패)를 만난다. 최용혁은 “광동이 요즘 엄청 잘한다. 정글을 중심으로 게임 설계를 하는 팀이기 때문에 내가 ‘커즈’ 문우찬을 잘 막아야 한다. 계획대로 라면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