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본격 발표…반도체·배터리 등 희비 엇갈려

2분기 실적 본격 발표…반도체·배터리 등 희비 엇갈려

기사승인 2024-07-08 10:12:38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박효상 기자 

올해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 개막했다.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오면서 전반적인 실적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2.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다. 매출은 74조원으로 23.31%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최근 8조2000억원대였던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한 4∼5조원대를 뛰어넘는 6조원대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메모리 반도체 판가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가운데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에 AI 반도체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강자인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3221억원이다. 이 정도 실적은 SK하이닉스가 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올린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조8860억원보다도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와 같은 날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이번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썼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9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2% 늘며 2분기 기준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21조7009억원으로 8.5% 증가했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자동차 호실적 전망, 배터리·석유화학은 부진 지속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온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호실적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조2591억원, 3조8153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쓴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현대차 4조2379억원, 기아 3조4030억원)을 소폭 웃돈다. 매출 전망치는 현대차가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한 44조1914억원, 기아가 7.52% 증가한 28조2186억원이다.

실적 역기저 효과 부담과 내수 부진에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미국 시장 판매 증가, 수익성 좋은 하이브리드차(HEV) 인기 등이 긍정 요인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배터리 업계는 실적 부진 흐름이 뚜렷하다. 이날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2분기 4606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49.27%) 줄어든 2336억원이다. 2분기 매출 전망치도 지난해보다 24.99% 감소한 6조5807억원으로 나왔다.

삼성SDI도 부진이 예상된다. 현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10.56% 감소한 4026억원이다.

시황 침체가 길어지는 석유화학, 철강 등 업종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실적 기저 효과를 등에 업고 비용 절감과 고부가 사업 강화 등 체질 개선에 힘입어 조금씩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2분기 롯데케미칼 영업손실 전망치는 33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지만 그 규모는 전 분기 1353억원 대비 축소가 예상됐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48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7.1% 적지만 직전 분기인 올 1분기보다는 69.6% 많다.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676억원이다. 전년 동기 1조3262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전 분기 5830억원보다는 14.52%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28억원으로, 영업이익 558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한 지난 1분기에 이어 실적 개선 흐름이 예상된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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